공유하기
입력 2002년 7월 1일 18시 46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민선 2기 단체장들 가운데 비리에 연루돼 형사처벌을 받은 단체장이 적지 않았던 탓에 이날 취임하는 민선 3기 단체장들에게 주민들은 '깨끗함'을 가장 크게 기대했다.
임기를 마친 민선 2기 단체장들은 월드컵 성공 개최와 투명한 행정 등 재임 기간에 지역발전을 위해 적지 않은 일들을 해냈지만 정치 편향성과 인사 전횡 등 일부 아쉬운 점 또한 적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재유(高在維) 전 광주시장은 자신과 정치적 지역적 연고가 있는 인물들을 산하단체 사장에 임용하거나 승진인사 대상에 집중시켜 '분별력을 잃었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홍선기(洪善基) 전 대전시장도 인사과정에서 특정 학교 출신 공무원들에게 혜택을 줬다는 지적을 받았으며 임창열(林昌烈) 전 경기지사 역시 독단적 인사로 개방형 직위 등에 비전문가 정치인이나 특정 인사들을 앉혀 직원들의 불만을 샀다.
일부 민선 2기 단체장들은 개발과 가시적인 성과에만 너무 몰두하거나 자기 처신만을 생각해 소극적인 행정을 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원종(李元鐘) 충북지사는 민선 2기 지사로 취임한 직후 현지 사정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사이판 봉제공 취업 알선 사업'을 추진해 졸속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우근민(禹瑾敏) 제주지사도 국내외의 관광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수십 차례에 걸쳐 관광투자설명회를 열었으나 실제 외국인 투자가 성사된 경우가 거의 없고 '제주 세계 섬 문화축제'도 졸속으로 치러졌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민선 2기 단체장들의 이 같은 실수를 민선 3기에서는 되풀이되지 않기를 기대했다.
경북도청공무원직장협의회 박윤용(朴潤用) 회장은 "인사에 대해 직원들의 불만이 쌓이지 않도록 능력 위주의 객관적 인사관행을 확립해야 한다"며 "소모성 문화행사 대신 직원과 주민들의 복지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며 하위직 공무원들이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단체장들이 무조건 밀어붙이기 식으로 일을 추진하는 건 곤란하지만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하기로 결정했다면 어느 정도의 반발은 무릅쓸 수 있는 추진력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시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강인택(姜仁澤·38)씨는 "거창한 구호나 방침보다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행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이와 함께 선거를 치르면서 초래된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고 흩어진 민심을 모아 줄 것과 투명한 행정을 펼 것도 아울러 기대했다.
대전 유성관광특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종옥씨(45)는 “출신지역이 충청 영남 호남 수도권 등 제각각인 대전시민들의 통합을 위해 노력하는 시장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광주에 사는 회사원 허전욱씨(34)는 "신임 시장은 과거 대형 공사발주나 인사 때마다 끊이지 않던 각종 부패 의혹을 말끔히 해소해야 한다"며 "시민들은 당장의 지역경제발전도 좋지만 공정하고 투명한 행정을 갈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남에 사는 농민 박선주(朴宣柱·56)씨는 "광역단체장이나 기초단체장이 선거나 취임 때 주민들의 일꾼이 되겠다고 얘기하지만 이를 끝까지 실천하는 단체장은 많지 않다"며 "집무실이 아닌 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애로사항을 들어주는 등 '발로 뛰는 단체장'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현두기자 ruchi@donga.com 전국종합
| 3기 광역단체장과 핵심시책 | ||
| 광역단체 | 단체장 | 3기 핵심 사업 |
| 서울시 | 이명박(李明博) | 청계천 복원과 강남북 균형 개발 |
| 부산시 | 안상영(安相英) | 영상산업 육성, 해양비즈니스 도시 건설 |
| 대구시 | 조해녕(曺海寧) | 낙동강프로젝트 추진과 부채축소 |
| 인천시 | 안상수(安相洙) | 동북아비즈니스 중심도시 건설, 공해관리 |
| 광주시 | 박광태(朴光泰) | 광(光)산업 및 디자인산업 육성 |
| 대전시 | 염홍철(廉弘喆) | 도심교통난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 |
| 울산시 | 박맹우(朴孟雨) | 세계음악예술제 개최, 울산문화재단 건립 |
| 경기도 | 손학규(孫鶴圭) | 영어(英語)마을 조성 및 광역교통망 구축 |
| 강원도 | 김진선(金振%) | 한민족평화 생태지대 조성과 철도망 구축 |
| 충북도 | 이원종(李元鐘) | 호남고속철분기점 유치, 조흥은행 본점 이전 |
| 충남도 | 심대평(沈大平) | 서해안권 시도지사 협의회 구성 추진, 농업엑스포 유치 |
| 전북도 | 강현욱(姜賢旭) | 문화예술 및 관광자원 산업화, 지역경제 활성화 |
| 전남도 | 박태영(朴泰榮) | 2010세계박람회 여수 유치 및 농수산물 판로 개척 |
| 경북도 | 이의근(李義根) | 환동해 경제권의 중심지 육성, 산업구조 재편 |
| 경남도 | 김혁규(金爀珪) | 메카노 21프로젝트 추진 및 국내외 자본 유치 |
| 제주도 | 우근민(禹瑾敏) | 제주국제자유도시 건설과 국제컨벤션센터 완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