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高 “우리 교장선생님은 대학총장 출신”

  • 입력 2002년 6월 17일 18시 48분


전직 대학 총장이 30여년간의 교육경험을 살려 황폐화된 교육현장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일선 고교 교장으로 자리를 옮겨 화제가 되고 있다.

17일 명지학원 이사회에서 명지고 교장으로 선임된 박성수(朴性洙·60) 전 전주대 총장이 주인공으로 그는 8월1일 부임한다.

박 전 총장은 69년부터 30년간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로 후학들을 가르치면서 한국카운슬러협회장을 맡는 등 청소년 상담교육의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다.

99년부터 올 1월까지 전주대 총장을 지낸 뒤 여러 곳에서 제의가 왔지만 마다하고 지내던 박 전 총장을 서울대 총장 출신의 선우중호(鮮于仲皓) 명지대 총장이 적극 영입에 나섰고 이사회도 적극 지원에 나서 삼고초려 끝에 그를 모셔왔다.

박 전 총장은 "중고교 교육이 입시교육 때문에 굴절돼 있는데 그동안의 교육 경험을 살려서 바로잡아 보고 싶다"며 "대학 경험 밖에 없어 쉽지는 않겠지만 결국 사람을 다루는 일인 만큼 아이들과 부딪히면서 최선을 다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영구(兪榮九) 명지학원 이사장은 "중고교 교육을 개혁하려면 외부의 능력 있는 인물이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박 전 총장은 교육학자이고 청소년 상담 분야 전문가로 경험이 풍부해 적임자라고 본다"며 "총장을 지낸 분이 고교에 온다는 것 자체가 살신성인의 행동이라서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명지학원은 박 전 총장에게 3년 임기 동안 학교 운영의 전권을 부여해 그가 교육 철학을 실천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명지학원은 그동안 이영덕(李榮德) 전 총리와 고건(高建) 서울시장, 송자(宋梓) 전 연세대 총장 등 거물급 인사들을 명지대 총장으로 영입했고 이들이 모두 국무총리, 교육부장관으로 영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