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157억 제공 보험사 前대표등 31명 적발

  • 입력 2002년 6월 17일 18시 40분


240여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뒤 거액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보험사와 이를 제공받은 기업체 전현직 임원 등 31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형사9부(신남규·辛南奎 부장검사)는 17일 한일생명 전 대표 황호균씨(55) 등 13명을 보험유치 대가로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저축관련 부당행위 등)로 구속기소하고 대우중공업 전 전무 박주삼씨(57) 등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현대캐피탈 전 대표 정모씨(56) 등 6명을 같은 혐의로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황씨 등 한일생명 임직원들은 97년 9월부터 2000년 11월까지 현대캐피탈 등 19개 업체에서 2568억원 상당의 보험을 유치하면서 사업비 등 명목으로 245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 중 157억여원을 리베이트로 제공한 혐의다.

현대캐피탈의 경우 400억원의 보험가입 대가로 56억3000만원의 리베이트를 받았으며 한때 한일생명의 모기업인 S사의 600억원 상당 기업어음(CP) 인수 대가로 11억7000만원을 받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대우중공업 전 전무 박씨는 160억원 상당의 퇴직보험 가입대가로 35억여원을 받은 혐의다.

또 구속된 만도기계 전 차장 이규태씨(42)와 마사회 전 노조위원장 신일수씨(42) 등 5명은 보험가입 리베이트로 5000만∼1억7000만원을 개인적으로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나머지 돈 가운데 16억여원은 한일생명 전 감사 김대원씨(49·구속) 등 이 회사 임직원들이 횡령했으며 39억여원은 회사에 재입금되거나 업무추진비 등으로 사용됐고 32억여원은 사용처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한일생명이 보험설계사에게 보험유치 대가를 지급하는 것처럼 위장해 보험료의 5∼15%를 빼내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으며 보험가입 대가로 현금을 제공하거나 회사채 고가매입, 중도해약시 원리금 보장 등의 방법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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