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일산 고봉산 ‘軍사격장 설치’ 논란

  • 입력 2002년 6월 12일 18시 22분


택지 개발로 훼손위기에 처해 시민단체들이 ‘땅 한뼘 사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경기 고양시 일산구 일산동 고봉산 일대에 군부대 사격장을 이전하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어 주민과 시민단체 등이 반발하고 있다.

12일 고양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일산구 탄현동에 위치한 육군 모부대 250m 실거리 사격장을 고봉산 일대로 이전하기 위해 관련 서류를 군 당국에 보내 사격장 이전에 동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시는 현 사격장 주변이 1999년 2월 택지조성사업지구로 지정됐으나 이 사격장 때문에 장기간 개발이 늦춰지고 있어 일단 사격장을 고봉산 일대로 이전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민들과 지역 시민단체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12일 고양시와 국방부, 청와대 등에 사격장 이전에 반대하는 진정서를 접수시키고 이전 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반대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또 고봉산 주변에 조성된 중산마을 등 아파트단지 주민들도 사격장이 옮겨올 경우 등산로가 폐쇄되고 고봉산의 생태가 파괴될 것이 뻔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고봉산 일대는 27만여평 규모의 일산2지구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지역으로 환경생태가 우수해 시민단체들이 보존하기 위해 땅 한뼘 사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곳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이미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데다 생태보호가 필요한 지역으로 군부대 사격장을 옮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군부대는 “현재로서는 사격장을 옮겨야 할 필요가 없다”며 “주민들의 동의가 없는 한 사격장은 옮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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