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월드컵, 열기 후끈-특수 썰렁

  • 입력 2002년 6월 12일 17시 18분


▼부산▼

부산지역은 당초 예상했던 ‘월드컵 특수’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호텔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평소 부산지역 관광객의 절반을 차지하던 일본 관광객은 월드컵이 시작된 지난달 31일부터 크게 줄었고 다른 지역의 외국 관광객도 별로 늘지 않아 매출이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특히 이들 업계는 일본이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면 일본 관광객의 숫자가 더욱 줄어 오히려 예년 보다 매출이 떨어질까봐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 롯데호텔은 해외 국빈과 외신기자들이 투숙했는데도 불구하고 월드컵기간 중 객실 점유율은 59%정도로 예년의 65∼70% 보다 크게 떨어졌으며 면세점 매출도 10% 포인트 정도 줄어들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부산본부 사무실로 이용됐던 부산 파라다이스호텔도 지난달 말부터 지금까지 평균 85%의 객실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예년에 비해 겨우 6% 증가한 수준이다.

메리어트 조선비치 해운대그랜드 등 나머지 특급호텔도 예년과 비슷한 객실 점유율을 보였다.

또 롯데 현대백화점과 밀리오레 르네시떼 등 패션몰도 월드컵 중계 때문에 쇼핑객이 오히려 줄어 울상을 짓고 있다.

더구나 관광업계는 일본이 16강에 진출하면 월드컵이 끝나는 이달말까지 일본 관광객 더욱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부산시는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6일까지 월드컵 경기가 열린 기간동안 부산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은 3만9000여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호텔을 이용한 관광객은 외국인 1만8462명, 내국인 1만8445명 등 3만6000여명이었다고 밝혔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울산▼

울산이 이번 월드컵 대회를 통해 얻은 경제적인 효과는 기대치에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12일 발표된 시의 ‘월드컵 대회 중간평가’ 결과 나타났다.

시는 당초 울산에 훈련캠프를 차린 3개국 가운데 브라질에서 관광객과 기자 선수단 등 2만200여명이 입국해 숙식비와 쇼핑 등으로 480억원을 쓰는 것을 비롯, 터키에서 1만5600여명이 입국해 350억원, 스페인에서 1만200여명이 입국해 243억원 등 직접수입만 총 1078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12일 브라질팀을 마지막으로 3개국 훈련캠프가 모두 철수할때까지 울산에 체류한 외국인은 브라질 1060명, 터키 210명 스페인 260명 등이고 경기당일 울산을 찾은 외국인도 시 예상의 절반인 2만여명에 불과해 경제적인 효과도 그만큼 줄었다.

시는 또 고급여관 등 406개 업소(객실 8221개)를 월드컵 지정숙박시설(worldinn)로 지정하고 3자 통역기를 설치하는 등 총 16억5600여만원을 지원했으나 울산 경기기간인 1∼4일에도 지정숙박시설의 절반에는 외국인이 한사람도 투숙하지 않은데다 나머지도 외국인 투숙률은 7∼8%에 그쳤다.

외국인 홈스테이도 244가구가 신청했으나 실제 이용한 가구는 22가구에 불과했으며 월드컵 대회에 대비, 5억원을 들여 제작한 뮤지컬 ‘처용’도 3820명(객석의 85.8%)이 입장, 4700여만원의 수입을 올리는데 그쳤다.

시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전반적으로 외국인 관광객 입국이 많지 않아 예상치를 빗나갔다”며 “하지만 울산에 우승후보국인 브라질과 스페인 등이 훈련캠프를 차려 전 세계에 울산을 알릴 수 있었고 마이크로 소프트사 등 세계 유명기업의 CEO초청 투자간담회 등을 열었기 때문에 간접적인 경제효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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