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돈안쓰는 후보들' 신선한 바람

  • 입력 2002년 6월 9일 23시 39분


지방 선거 운동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기존 선거운동방식을 거부한채 ‘저비용’ 또는 ‘무선거 운동’을 고수하는 인천지역 후보들이 신선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인천 남동구청장 선거에 나선 녹색평화당 이장수(李長洙) 후보는 출퇴근 시간을 중심으로 시내버스에 올라 홀로 명함을 돌리는 것 외에 특별한 개인유세를 벌이지 않고 있다.

유세 차량을 아예 구입하지 않았다는 이 후보는 홍보인쇄물 제작 등에만 선거비용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가 끝날 때까지 기탁금 1000만원을 포함해 총 1600만원 가량 사용할 것 같다”며 “돈 안쓰는 선거를 ‘선언’ 차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강화군수에 출마한 무소속 이영화(李榮和·여) 후보는 ‘무선거운동’을 통해 선거운동을 하고 있어 지역구에서 그의 얼굴을 보기 어려울 정도다. 합동유세 이외엔 일체 유권자를 만나지 않고 있으며, 이메일 등을 통해서만 자신을 알리고 있다.

지방선거가 시작되면서 ‘개혁과 희망의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인천 시민의 힘’(인천 시민의 힘·www.ihim.or.kr)이 시민후보로 선정한 출마자 13명은 선거비용 명세를 매일 공개하고 있다.

시민후보들은 구청장 후보 2명, 시의원 후보 2명, 구의원 9명 등으로 선거를 마칠 때까지 법정 선거비용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으로 돈을 쓸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모 구청장 후보는 “법정 선거비용이 9000만원이지만, 지금까지 방송출연비, 선거운동원 인건비 등을 포함해 총 1800만원을 지출했다”며 “소위 ‘선거 브로커’들도 처음에는 많이 찾아 왔지만 돈 선거를 치르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들의 발길이 끊겼다”고 말했다.

부평제2선거구에서 무소속으로 인천시의원에 출마한 김성복(金成福) 후보는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어 투표일까지 500만원 한도내에서 선거 비용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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