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빈씨 차명주식 최저 70만株”

  • 입력 2002년 5월 27일 18시 43분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대표 송재빈(宋在斌)씨가 차명관리했다는 주식 20만주가량이 정관계 로비에 쓰였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면서 검찰 수사가 이 부분에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27일 “송씨가 차명으로 보유한 주식으로 로비를 벌였을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돼 계좌추적 등의 방법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씨가 회사 임원이나 계열사 법인 명의로 보유한 주식을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등의 청탁과 함께 정관계 인사에게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송씨가 차명으로 보유한 것으로 드러난 주식은 모두 50만주가량이다. 매형인 TPI 전무 박모씨 명의의 20만주와 계열사인 임팩프로모션 사장 오창수씨 명의의 11만5000주. 여기에 송씨는 TPI 이사 김모씨 명의로 20만주가량을 더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박씨 명의의 주식을 포스코 6개 계열사에 70억원에 팔아 24억원을 최규선(崔圭善)씨에게 건넸고 이 중 3억4500만원이 김홍걸(金弘傑)씨 등에게 로비자금으로 사용된 사실과 오씨 명의의 주식이 홍걸씨와 최씨 등에게 전달된 사실은 이미 확인됐다.

김씨 명의의 주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정확한 수량과 차명 보유자의 신원, 실소유주 등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관심을 갖고 확인 중이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되기 전에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해 정관계 로비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김씨는 “그 주식의 대부분을 송씨가 관리했기 때문에 실소유주는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송씨가 박씨 오씨 등의 명의로 보유한 주식 31만여주가 홍걸씨 등에 대한 로비를 위해 사용됐던 점에 비춰 김씨 명의로 알려진 20만주도 정관계 로비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업주가 관행적으로 자기 주식을 임원이나 계열사 법인 명의로 보유하는 경우도 많아 차명보유 주식 자체를 정관계 로비와 직접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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