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핵심관련자 말맞추기 의혹

  • 입력 2002년 5월 15일 18시 06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가 15일 오후 출두하라는 검찰의 소환 통보에 불응하고 16일 오전 10시에 출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서울지검 특수2부는 15일 “홍걸씨의 변호인인 조석현(曺碩鉉) 변호사에게 오늘 오후 출두하라고 통보했으며 홍걸씨 측의 입장이 어떻든 이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 변호사는 이날 서울지검 기자실로 전화를 걸어 ˝홍걸씨가 당초 출두할 예정이던 오후 2시보다 조금 앞당겨 오전 10시 검찰에 출두하겠다는 의사를 검찰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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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홍걸씨가 검찰 출두에 앞서 사건 관련자 등과 말을 맞추기 위해 출두 시기를 늦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홍걸씨는 이날 조 변호사 등과 안가(安家)로 추정되는 모처에 모여서 출두 시점을 협의하고 검찰 수사에 대비한 대책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소환이 늦어지면)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출두하라고 요청했지만 소환을 강제하는 조치를 취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홍걸씨가 대통령의 아들이라고 해서 소환 절차 등에 특혜가 주어지지는 않을 것이며 소환 및 수사가 통상의 절차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홍걸씨가 출두할 경우 이권 청탁의 대가로 10억여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계좌 추적과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홍걸씨가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씨를 통해 모두 20억원이 넘는 돈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10억여원은 대가성이 있는 돈이라는 증거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르면 18일 홍걸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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