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씨 어젯밤 극비 귀국… 검찰 “오늘오후 소환”

  • 입력 2002년 5월 14일 21시 56분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구속)씨를 통해 이권 청탁과 함께 10억원 이상의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가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14일 오후 미국에서 극비리에 귀국했다.

검찰은 홍걸씨에게 15일 오후 검찰에 출두하라고 통보했으나 홍걸씨는 조석현(曺碩鉉) 변호사를 통해 16일 오후 2시 출두하겠다며 소환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해 홍걸씨에 대한 소환 조사는 16일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홍걸씨는 이날 밤 서울 시내 모처에서 조 변호사를 만나 검찰 출두에 대비한 대책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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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걸씨 귀국〓홍걸씨는 14일 오전 3시15분(현지시간 13일 낮 12시15분) 유나이티드항공(UA) 881편으로 미국 시카고 공항을 출발해 일본 나리타(成田)공항을 거쳐 14일 오후 7시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홍걸씨는 이날 오후 7시55분 혼자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입국심사를 받은 뒤 보안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아 공항을 빠져나갔다.

보안당국 관계자는 “UA 탑승자 명단에는 ‘김홍걸’이란 이름이 없었다”면서 “홍걸씨가 기자들을 피하기 위해 김홍기란 이름을 사용해 몰래 들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항공사는 탑승자 명단을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기 때문에 홍걸씨가 국내 항공사 대신 UA를 이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소환 통보 및 연기 요청〓서울지검 특수2부(차동민·車東旻 부장검사)는 홍걸씨의 변호인인 조 변호사를 통해 홍걸씨에게 15일 오후 출두하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조 변호사는 “홍걸씨와 사건에 대해 의논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소환을 하루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검찰은 홍걸씨 측의 출두 연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지만 홍걸씨가 15일 출두하지 않더라도 강제구인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사 및 구속영장 청구〓검찰은 홍걸씨가 최씨를 통해 받은 20억여원의 돈 가운데 이권청탁의 대가로 받은 돈은 10억여원에 이르며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홍걸씨가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의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과정에 개입한 혐의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홍걸씨가 최씨를 통해 기업인들에게서 받은 돈을 차명계좌를 통해 세탁해 증여세 등을 포탈한 사실도 밝혀내고 조세포탈 혐의를 추가 적용해 18일경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TPI가 체육복표 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문화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로비를 벌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문화부 배모 전 체육국장과 공단의 이모 감사를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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