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주들 '억대 뇌물契' 경찰에 2년간 상납

  • 입력 2002년 4월 28일 18시 05분


관할 경찰관들에게 정기적으로 뇌물을 상납해온 서울 용산 영등포 일대 사창가 업주들과 조직폭력배, 뇌물을 받은 경찰관 등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지검 강력부(김규헌·金圭憲 부장검사)는 28일 윤락업소 운영과 관련해 편의 제공 및 보호 대가로 돈을 주고받은 혐의로 포주와 경찰관 등 111명을 적발해 영등포경찰서 김모 경장(46) 등 경찰관 3명과 윤락업주 김모씨(53) 등 8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포주 홍모씨(43) 등 10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폭력배 김모씨(34) 등 5명은 지명수배했다. 금품을 받은 시기에 관할 파출소를 거쳐간 88명의 경찰관에 대해서는 자체 감사를 거쳐 비위사실이 드러나면 징계토록 경찰에 통보했다.

구속 및 불구속 기소된 경찰관 7명은 98년 5월∼2000년 7월 11명의 윤락업주들이 조직한 ‘뇌물계’를 통해 매달 80만∼150만원씩 117차례에 걸쳐 1억2900여만원을 받은 혐의다.

영등포경찰서 소년계와 방범지도계, 관할 파출소 등에 근무한 경찰관들은 근무자가 바뀌면 전임자가 후임자를 윤락업주에게 소개해 계속 뇌물을 받았으며 명절 등에는 별도의 ‘떡값’을 받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역 근처에서 발생한 폭력조직간 살인미수사건의 용의자로 윤락업소를 운영하는 폭력조직 두목 최규소씨(38·구속)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윤락업주 조형웅씨(39·구속)의 집에서 뇌물 제공 명세가 적힌 비밀장부를 입수해 경찰의 뇌물 수수 관행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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