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김해관광유통단지 착공 4년 허허벌판

  • 입력 2002년 3월 8일 20시 50분


경남도가 롯데쇼핑을 민간사업자로 선정, 1조원을 들여 경남 김해시 장유면 신문리 일대 27만평에 조성키로 한 ‘김해 관광유통단지’ 건설사업이 착공 4년이 지나도록 시설물 공사는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농지전용과 환경영향평가, 부지보상 등의 절차를 밟으면서 지체된데다 낙동강 하류인 이 지역이 초연약 지반이어서 부지를 다지는데 많은 비용과 시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경남도는 관광유통단지의 실시계획 승인과 편입부지 보상등의 준비작업이 끝났다며 98년 3월 27일 경남출신 국회의원, 지역 기관단체장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지에서 대대적인 기공식을 가졌다.

당시 경남도는 “전문백화점과 쇼핑몰, 농산물유통센터 등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월드컵에 맞춰 완공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 2단계 사업으로 테마호텔과 실내스키장, 어드벤쳐 월드 등 레져시설을 2005년까지 마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착공 당시 경남도와 롯데는 예정부지 대한 충분한 조사없이 인근 공사장의 설계를 참조해 계획을 세웠다가 문제가 되자 98년 5월4일 정밀 지질조사를 시작, 3개월 뒤 재설계에 들어갔다. 또 부지보상도 98년 12월에 마친 것으로 드러나 기공식이 그해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전시 행정’이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롯데는 연약지반이 최고 25m까지 내려가는 이 지역에 대한 지반 개량공사를 2005년까지 마치기로 하고 지반이 다져진 부지에 우선 농산물유통센터를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토목전문가들은 “초연약 지반을 개량해 대형 건축물을 세울 경우 엄청난 비용이 들어갈 뿐 아니라 잔여침하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된다”며 “경남도가 사전 검토와 준비작업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시작해 문제들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남도와 롯데 관계자는 “지반개량에 어려움은 있으나 정상적으로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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