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太재단 前부총장 소환

  • 입력 2002년 2월 22일 17시 40분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은 22일 지앤지(G&G)그룹 회장 이용호(李容湖)씨의 돈 5000만원을 받은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평화재단 상임이사가 G&G 계열사인 인터피온의 주가조작과 관련해 금융감독원 조사 무마 청탁을 받았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 중이다.

특검팀은 또 아태재단 사무부총장을 지낸 건국대 황모 교수와 이수동씨가 접촉한 단서를 포착해 21일 황 교수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2000년 3월 이수동씨에게서 이용호씨의 청탁을 받았는지와 청탁 내용을 김영재(金暎宰) 당시 금감원 부원장보 등에게 전달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관련기사▼

- ‘李容湖 고발제외’ 약발 통했나
- 이수동 前이사 돈수수 연일 공방
- 돈전달 도승희씨는 누구
- 이수동씨 일문일답

1998년 초부터 2000년 초까지 아태재단 사무부총장을 지낸 황 교수는 99년 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에 참여했고 4·13 총선 때는 민주당 공천을 신청했으며 김씨와도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수동씨를 25일 오후 2시에 불러 금감원 조사 무마 청탁을 받은 사실이 확인될 경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21일 황 교수와 함께 김씨를 불러 2000년 3월 말 이수동씨를 비롯한 아태재단 관계자에게서 인터피온 주가 조작과 관련한 청탁을 받았는지를 추궁했다.

특검팀은 김씨가 인터피온에 대한 금감원의 고발을 전후해 이용호씨를 호텔에서 만나 식사를 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아태재단 간부가 모임을 주선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이에 앞서 특검팀은 인터피온의 사외이사로 이용호씨의 돈을 이수동씨에게 건넨 시정신문 전 회장 도승희(都勝喜·60)씨에게서 “인터피온이 주가조작으로 고발되지 않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5000만원을 이수동씨에게 건넸으며 긍정적인 대답을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수동씨는 그러나 22일 본보 취재팀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용호씨와 도씨가 2000년 3월 아태재단 사무실로 찾아와 용돈으로 쓰라며 1000만원권 수표 5장이 든 봉투를 주었지만 청탁은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수동씨는 이어 “돈을 되돌려주려 했지만 이용호씨측에서 받지 않아 2000년 10월까지 보관하다가 아태재단 간부를 지낸 김주호(金柱鎬) 전 민주당 의원의 며느리 윤모씨에게 2000만원을 빌려줬으며 3000만원은 미국에서 알게 된 지인의 딸에게 빌려줬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2000년 3월 인터피온의 주가조작을 조사한 금감원 임직원들도 금명간 소환, 주가조작 혐의를 서울지검에 고발하면서 이용호씨를 제외하고 인터피온 법인과 회사 관계자들만 수사 의뢰한 경위를 조사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이날 G&G 계열사인 KEP전자의 국내 전환사채(CB) 41억원어치를 매수했다가 매각 대금 일부를 되돌려준 사채업자 최병호씨(47·구속)를 불러 이용호씨의 정관계 로비에 간여했는지를 추궁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