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의 점거 한총련 4명 구속

  • 입력 2002년 2월 20일 18시 12분


서울지검 공안2부(황교안·黃敎安 부장검사)는 20일 주한 미국상공회의소를 점거 농성한 한총련 소속 대학생 가운데 김모씨(21·용인대 1년) 등 4명을 현존건조물 침입 및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하고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이 이날 김씨 등과 함께 구속영장을 청구한 경원대 4년 박모씨(26)에 대해서는 21일 서울지법이 영장실질심사를 벌일 예정이다.

검찰은 이들 가운데 김씨와 박씨가 상공회의소 점거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나머지 3명은 배후 주동자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점거 농성 가담자 가운데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배됐던 경원대 부총학생회장 황모씨(24) 등 9명을 각각 수배한 경찰서에 넘겨 사안에 따라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한편 주한미국 대사관은 한총련 소속 대학생들의 19일 주한 미 상공회의소 점거 사건을 ‘테러행위’로 규정키로 하고 관련 학생들의 인적사항을 경찰청에 요청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20일 밝혔다.

미 대사관 제럴드 매콜린 공보관은 “관련자들의 인적사항을 경찰청에 요청한 적이 없으며 테러분자라는 말을 꺼낸 일도 없다”며 “이들에 대해 미국 입국 거부 조치를 취하는 것에 대해서도 논의한 적도 없고 논의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또 경찰청 박춘희(朴春熙) 외사2과장은 “미 대사관을 담당하는 수사관이 대사관 측 관계자를 만나 얘기를 나누다가 인적사항을 넘겨줄 수 있느냐는 얘기를 듣고 ‘첩보’ 수준에서 올린 얘기가 와전됐다”고 밝혔다.

그는 “미 대사관 측으로부터 구두이든, 공식적으로든 인적사항을 넘겨달라는 요청을 받은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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