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하는 평검사가 나왔다

  • 입력 2002년 2월 17일 16시 18분


34년간 평검사로 근무하고 정년퇴직하는 검사가 있어 화제다.

사법시험 1회 출신인 서울고검 안대찬(安大贊·63) 검사는 20일 정년퇴임식을 갖고 퇴직한다. 안검사는 현재의 검찰총수인 이명재(李明載·사시 11회)검찰총장보다도 사법시험 기수가 10회나 빠른 선배다.

현행 검찰청법상 검찰총장의 정년은 65세, 그밖의 검사는 63세로 되어 있다.

사법시험 동기나 후배가 검사장이나 총장 등으로 승진하면 옷을 벗는 검찰의 관행에 비춰보면 안검사의 경우는 아주 이례적인 일. 안검사는 1990년 의정부지청장을 끝으로 퇴임한 민건식(71·고시 15회) 변호사에 이어 네 번째 정년퇴임한 검사로 기록되게 됐다.

안검사는 후배가 검찰총장, 법무장관 등으로 승진하는 상황에서 치사하게 남지 말고 사표를 내라는 주위의 권유도 많았다 며 그러나 검사로서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고 변호사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아 계속 남다 보니 정년을 맞게 됐다 고 말했다.

안검사는 1968년 대구지검에서 검사생활을 시작, 대전지검 홍성지청장과 천안지청장 등을 거쳐 주로 고검에서 검사생활을 해왔다.

보직과 상관없이 평검사로 생활하다 정년퇴임하는 것에 대해 검찰내부에서는 반응이 엇갈린다. 대다수 법조인들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평생 검사나 판사생활을 할 수 있다면 더욱 소신껏 일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측면에서는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 이라고 입을 모은다.

상하간의 위계질서가 엄격한 검찰내부의 관행과 경제적 사정 등 여러가지 이유로 정년까지 평검사로 버텨내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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