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情 함께 나누면 모두가 이웃사촌"

  • 입력 2002년 2월 14일 21시 57분


“삭막했던 아파트에 이웃의 정이 새록새록 피어나요.”

경북 김천시 지좌동 강변2차 아파트 108가구 주민들은 한가족처럼 살고 있다. 1999년 아파트 주민들이 모두 회원으로 가입한 들꽃부녀회 덕분이다.

회원들은 15일 의성군 점곡면을 찾아 가정형편이 어려워 점곡파출소(소장 이정우·李正雨)에서 중학교를 다닌 송재용(宋宰龍·17)군의 점곡중 졸업을 축하해 줄 예정이다.

들꽃부녀회원들은 송군이 파출소에서 생활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2000년 11월부터 몰래 뒷바라지를 해왔다. 매달 학용품값으로 5만원을 보내줬으며 한달에 한번씩 음식을 준비해 파출소를 찾았다. 겨울에는 춥지 않도록 외투 6벌을 마련해 주었다.

말썽을 피우던 송군은 파출소 직원들과 부녀회의 따뜻한 배려로 우등생으로 변했으며 3월 경남 진주에 있는 공군기술고교에 진학하게 됐다.

들꽃부녀회를 만든 김헬레나씨(44)는 “재용이를 경찰관들이 돌본다는 소식을 듣고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녀회는 송군 뿐만 아니라 교도소에 복역중인 아버지의 부탁으로 혼자 남은 초등학생을 돕고 주민화합잔치를 여는 등 인정넘치는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

문금옥(文金玉·45) 회장은 “부녀회 활동으로 지금은 아파트 주민이 모두 이웃사촌으로 탈바꿈했다”며 “주민이 더욱 정겹게 살아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천〓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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