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장지-발산동 일대 대규모 아파트단지 조성

  • 입력 2002년 2월 14일 17시 29분


서울 송파구 장지동과 강서구 내발산동, 외발산동 일대 자연녹지 113만5250㎡(약 34만4400평)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서울시는 14일 “서민들의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장지지구와 발산지구를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해 2008년까지 공공임대주택 8200가구 등 아파트 1만4900가구를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 도시개발공사가 당초 택지 개발을 요청했던 칼산지구 5만4500여평(양천구 신정7동, 구로구 고척1동)은 영세 제조공장 이전 문제가 남아 있어 이번 택지개발예정지구 후보에서 제외됐다.

시는 다음달까지 각 구청을 통해 주민공람을 실시하고 상반기 중 건설교통부 주택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받은 뒤 올해 말까지 지구지정 및 사업계획 수립을 마칠 예정이다.

시는 토지보상 및 실시계획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2004년에 착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지역들은 당초 2011년까지 개발하지 않기로 한 ‘개발유보지’여서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어떤 곳인가〓장지동 일대(16만7000평)는 지하철 8호선 장지역과 구리∼판교간 고속도로가 바로 옆을 지나 성남과 분당신도시, 하남시를 잇는 서울 동남부권의 교통 요충지로 꼽힌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수서나 개포지구보다 입지 조건이 좋아 ‘특급 주거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발산동과 외발산동 일대(17만6396평)는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개발가능 지역’인 마곡지구 인근으로 지하철 5호선 발산역과 마곡역이 가깝고 공항로, 남부순환로 등이 갖춰져 있다. 또 우장산공원 등 자연녹지를 끼고 있고, 서남권 농수산물도매시장이 가까워 환경친화적인 주거단지로 기대되는 곳이다.

장지지구에는 공공임대 4200가구와 일반분양 2800가구 등 아파트 7000여가구, 발산지구에는 공공임대 4000가구와 일반분양 3900가구 등 7900가구가 각각 들어설 예정이다.

▽개발 논란〓서울시가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장지지구와 발산지구는 1997년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에서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개발유보지로 지정된 곳.

시는 이 일대 부동산 업자들이 개발설을 흘리면서 아파트 특별공급권(일명 딱지) 불법거래를 부추기던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개발 계획이 전혀 없다며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기도 해 행정의 일관성을 잃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시 관계자는 “개발유보지 지정은 시장이 바뀌어도 2011년까지는 법적으로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고위 관계자는 14일 “정부의 국민임대주택 확대 정책과 시의 전월세 대책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확대공급 계획에 따라 택지개발을 추진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시의 또 다른 관계자도 “정부에서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까지 풀어가면서 아파트를 공급하려 하는데 그린벨트보다 정도가 약한 자연녹지는 풀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