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후 무보수 민원도우미 자청 공주시청 이현종씨

  • 입력 2002년 2월 7일 19시 28분


충남 공주시청 시민봉사실의 ‘민원 도우미’ 이현종(李賢鍾·58)씨는 자칭 ‘종신 공무원’이다.

그는 1966년 9급 서기보로 공직에 첫 발을 내디딘 뒤 34년간의 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2000년 12월 6급 주사로 정년 퇴임했다.

하지만 퇴임을 앞두고 대기 명령을 받고 6개월간 집에서 쉬던 2000년 8월 불과 2개월 전까지 몸담았던 시청 시민봉사실로 다시 출근하기 시작했다.

무보수 민원 도우미를 자청한 것.

“평생의 공직 경험을 사장시키고 싶지 않았고 구조조정 등으로 업무 부담이 커진 후배들을 돕고도 싶었어요. 재직 때 공주의 시청 면사무소 등지에서 사회 복지 세무 건설 회계 민원 등 여러 분야를 담당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민원을 잘 처리할 자신도 있었구요.”

그는 이 때부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다른 공무원들과 똑같이 출퇴근하며 하루 20∼30건씩 민원상담을 하거나 민원서류를 대필해 준다. 또 민원인들의 사무실 안내도 맡고 후배 공무원들의 어려운 한자 문의에도 응한다.

최범수(崔範洙) 시민봉사실장은 “퇴임 후까지도 번거로움을 마다 않고 시민들을 위한 무료 봉사를 펼치는 선배님의 모습은 후배 공무원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공주〓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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