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씨 구속영장 요지

  • 입력 2002년 2월 1일 22시 07분


◇보물 발굴사업 관련(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피의자(이형택씨)는 99년 11월 초 알고 지내던 최모씨에게서 보물사업 지원 요청을 받고 12월 초 이기호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을 만나 국가적 지원을 요청하고 엄익준 국가정보원 2차장에게도 지원을 요청했다. 엄 차장은 99년 12월20일 경제1과장에게 발굴 사업을 지시했고, 국정원은 28일 목포해경을 통해 탐사작업을 한 뒤 긍정적인 보고서를 제출했다. 엄 차장은 2000년 1월8일 국정원 국방보좌관인 한철용 소장에게 해군에 협조요청을 할 것을 지시, 한 소장이 해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 오승렬 소장과 이수용 해군참모총장을 차례로 만나 해군의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같은달 22일 경제1과장은 피의자 등과 함께 해군본부를 방문,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같은 해 11월2일 피의자의 대리인인 채모씨와 오모 최모 양모씨가 만나 피의자가 15%의 지분을 갖기로 하는 매장물 발굴 협정서를 공증했다. 피의자는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알선에 관해 보물 발굴 수익의 15% 지분이라는 이익을 수수했다.

◇조흥캐피탈 인수 관련(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피의자는 2000년 7월 직장후배 허옥석의 소개로 이용호를 알게 된 뒤 허옥석에게 자신 소유의 강원 철원군 소재 필지 8만8860㎡를 3억원에 팔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이 토지는 피의자가 95∼97년 H사 회장 윤모씨에게 빌려준 금원에 대한 대물 변제로 받은 것인데 경락가가 6500만원, 시가는 1억3000여만원에 불과했다. 허옥석은 이용호에게 토지 매수를 권유, 피의자는 같은해 8월 2억8000만원에 이용호에게 토지를 매각했다. 이용호는 처분 불가능한 토지를 시세보다 1억5000만원 비싼 가격에 매수해 준 것을 이용해 허옥석을 통해 자신이 추진중이던 조흥캐피탈 인수를 도와줄 것을 피의자에게 청탁하고, 피의자는 위성복 조흥은행장에게 전화를 걸어 청탁했다. 피의자는 11월 하순 이용호로부터 조흥은행이 보유한 조흥캐피탈 리스채권을 장부가의 62%에 매입하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위성복에게 전화를 걸어 청탁하는 등 금융기관 임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해 2억8000만원 상당의 이익을 수수했다.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피의자는 대통령 인척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보물 발굴이라는 허황된 개인적 욕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국가 중추기관들을 동원한 대가로 발굴 수익 지분 15%를 받기로 함으로써 국기를 어지럽혔다. 토지 매각과 관련, 범행 은폐를 위해 이용호에게 토지를 매도하기로 한 이후인 2000년 8월16일부터 22일까지 모신문에 위 토지를 터무니 없는 가격인 6억원에 팔겠다고 광고를 게재하는 한편 등기촉탁서의 과세표준란에 적힌 6500만원을 2억6500만원으로 변조한 의혹이 있다. 또 자신 및 가족 계좌에 입금된 거액의 금원에 대해 출처를 제대로 대지 못하는 등 이용호로부터 추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있다.

정리=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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