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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월 30일 20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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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구 운서동(영종도)에서 ‘건강을 생각한 무농약 오리 농업 쌀’이란 무공해 쌀을 재배하는 추이흥(秋以興·62·백운농산 대표)씨.
육군 장교였던 추씨는 93년 전역 후 새 직업을 찾던 중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타결돼 농산물 시장이 개방된다는 신문 보도를 접하고 ‘미래가 불안한 우리쌀’에 승부를 걸기로 결심했다.
당시 80㎏ 1가마에 우리쌀은 15만원이었지만 중국 쌀은 9600원, 미국 쌀은 2만2000원 으로 가격으로는 도저히 경쟁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러나 추씨는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쌀을 생산한다면 값싼 외국 쌀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유기질 비료만을 사용해 벼를 재배하는 ‘유기농법’을 택했다.
무농약 쌀 재배를 위해 늦가을 볏짚을 썰어 논바닥에 뿌린 뒤 흙뒤엎기를 했다. 또 국립농산물검사소에 의뢰해 품질을 검증받은 유기질 퇴비를 ㏊당 800㎏씩 3년 연속 시비해 양질의 토양을 만들었다. 벼를 재배하는 동안 논에 오리를 사육, 농약을 쓰지 않고 오리가 해충과 잡풀을 먹어치우도록 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추씨의 쌀은 96년 130여가지 유해성분 검출 실험에서 기준치 이하로 통과해 ‘무농약 농산물’ 인증을 받았다. 당시 보통 쌀값의 2배가 넘는 1가마 36만원이란 높은 가격으로 유명백화점에 쌀을 납품하는 결실을 거뒀다. 작년에는 농협 산지 매입가 15만6000원(80㎏ 기준)보다 4만4000원이 더 비싼 20만원에 판매했다.
추씨는 앞으로 “농대에 입학한 막내아들과 함께 수경재배를 통해 청정 채소를 생산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032)764-0350
추씨는 ‘제1회 인천지역 신지식인 사례 박람회’의 한 사례.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지하철 인천터미널역에서 열리는 이 박람회에는 추씨 외에도 미래를 이끌어갈 인천 지역 신지식인 17명의 땀과 열정이 깃들인 새 아이디어와 생활용품이 선보인다.
조성택(趙誠澤·48·강화교육청 장학사)씨는 교직 생활 14년 동안 채집한 동·식물로 생물 교육용 표본을 만들었다. 인천의 산과 들을 돌아다니며 나비 4000마리와 개구리 400마리, 식물 1000종을 모았고 7000장이 넘는 슬라이드 자료를 생물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조씨는 ‘개구리 박사’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032)933-2082
이밖에 △그림한자를 출간한 김종인씨 △판유리 신소재·신기술을 개발한 장형기씨 △전통공예 발전에 기여한 이재만씨 등도 눈길을 끈다.
박람회에서는 신지식인들이 직접 생산한 생활용품, 농산물 등을 시중가보다 값싸게 판매해 수익금 전액을 불우이웃돕기에 쓰기로 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인천시 자치지원과 관계자는 “신지식인들의 소중한 활동사례를 널리 알리기 위해 박람회를 열었다”며 “박람회가 지식정보 운동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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