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만큼 베풀어야죠" 30년간 월 100만원씩 장학금

  • 입력 2001년 12월 25일 17시 52분


“지금까지 너무 과분한 혜택을 받기만 한 것 같아요. 이제는 제가 베풀 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명대 어문학부 정막래(鄭莫來·35·러시아어문학 전공) 교수가 내년부터 앞으로 퇴직할 때까지 약 30년간 제자들을 위해 자신이 받는 봉급에서 매달 100만원씩을 떼 매학기 600만원의 장학금을 내놓겠다는 뜻을 학교측에 전달했다.

정 교수는 “중학교부터 대학까지 줄곧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를 했고 대학 졸업 후에는 국비 장학생으로 유학까지 다녀와 교수가 되는 혜택을 누렸다”면서 “이제껏 사회로부터 받은 사랑을 제자들에게 돌리고 싶다”고 장학금 기탁 이유를 설명했다.

정 교수는 자신의 장학금 명칭을 ‘금철사랑 장학금’으로 정하고 우선 러시아 문학을 전공한 제자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금철사랑 장학금’은 평소 어려운 학생들을 돕고 싶어한 자신의 어머니 고금철 여사(79) 이름에서 따온 것.

정 교수의 뜻을 전해들은 이 대학 철학과 김용일(金龍一·44) 교수도 내년부터 한 학기에 10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하겠다는 의사를 학교측에 전해 ‘교수의 제자 사랑’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한 정 교수는 모스크바 국립대 대학원에서 러시아 문학박사학위를 받은 뒤 귀국해 1997년 3월 계명대에 부임했다. 그는 이후 4년여 동안 ‘러시아어로 한국읽기’ 등 12권의 저서를 펴 낼 정도로 왕성한 연구활동을 보이고 있다.

화장도 하지 않고 수수한 옷차림으로 검소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도움을 원하는 제자들 모두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이 소망”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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