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개통 2년앞]고속철 신기록 신기술

  • 입력 2001년 12월 16일 19시 02분


경부고속철도는 ‘단군이래 최대 역사’답게 각종 신기술과 기록을 만들어냈다.

▽최첨단 공법〓현장을 2박3일간 답사하면서 만난 대부분의 공사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최첨단 다리상판 설치공법인 PSM(Precast Span Method)에 대해 자랑했다.

PSM은 길이 25m, 무게 600t의 PC박스형 콘크리트 상판을 특수 제작된 ‘공장’에서 만들어 섭씨 65도의 증기로 8시간 동안 ‘빵굽듯’ 굳혀 교각위에 설치하는 공법. 일반적으로 25일 가량 걸리는 상판 제작기간을 3∼1.5일까지 줄일 뿐만 아니라 강도도 훨씬 강하다. 경부고속철의 평택고가와 모암고가, 풍세교 등을 건설하면서 PSM 공법을 익힌 현대건설 삼성물산(건설부문) 두산중공업은 이 기술에 힘입어 대만고속철도 사업에 진출했다.

경북 김천시 모암동의 모암고가 중 경부고속도로를 가로지르는 ‘모암 아치교’는 교통을 통제하지 않은 채 올려졌는데 아치교 상판을 회전식 공법으로 올린 것은 세계 처음이다. 길이 125m, 폭 17m에 2500t의 아치교 상판을 도로와 나란히 걸친 뒤 돌려서 설치해 교통차단에 따른 비용을 포함, 450억원 가량을 줄였다.

▽전구간이 이어진 레일〓기존 철로는 기온차에 따라 레일이 수축 이완되도록 끊어 놓아 덜컹거림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고속철이 상하 2㎜ 이내의 진동으로 덜컹거림 없이 미끄러지듯 고속질주하려면 레일이 끊어지지 않고 ‘한통’으로 전구간이 이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이음 부위를 용접하고 레일에서 발생하는 70t 무게의 수축 이완하는 힘은 60cm 간격으로 놓인 침목에서 300t의 무게로 레일을 잡아줘서 해결했다.

또한 기존열차는 객차를 고리로 연결하지만 고속철은 앞뒤 열차를 ‘관절형 대차(台車)’라는 곳에 얹어 진동을 줄이고 객차가 철로를 벗어나는 것을 막도록 했다.

▽첨단 감지장치〓레일에는 온도 감지장치가 부착됐으며 철로변에는 감지기가 설치돼 외부에서 낙석이나 산사태 또는 사람이 들어오면 즉각 상황실로 알리도록 했다. 또한 철로변에 자체 기상 관측장비를 세워 폭우 폭설 태풍시에는 열차 속도를 줄이거나 운행을 중단하도록 했다.

▽초강도 콘크리트〓고속철도 구간에 적용되는 콘크리트의 강도는 원자력 격납고와 맞먹는 400㎏/㎤(일반 콘크리트는 240㎏/㎤)에 달한다. 콘크리트에 들어가는 암반 골재는 모두 깨끗하게 세척해 이물질을 없앤 것도 국내에서 처음 도입된 공법. 모든 시설물은 리히터 규모 6.3 이상의 지진에도 견디도록 내진 설계됐다. 터널로 들어갈 때는 귀울림(이명)을 막기 위해 터널에 들어가기 직전에 차량 내부가 완전 밀폐된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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