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금주내 소환방침]‘陳게이트 핵심’ 김은성씨 정조준

  • 입력 2001년 12월 16일 18시 15분


구치소 行 - 최택곤씨
구치소 行 - 최택곤씨
김은성(金銀星) 전 국가정보원 2차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차장을 이번주 중 소환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점은 신광옥(辛光玉)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조사가 끝난 직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검찰은 MCI코리아 전 회장 김재환(金在桓)씨가 회사 소유주 진승현(陳承鉉)씨에게서 받은 수표 4000만원의 흐름을 쫓다가 김 전 차장과 관련해 의심스러운 부분을 발견했다.

이와 관련, 국정원 직원 김모씨는 “지난해 김 전 차장이 1000만원을 주면서 검찰의 수사 상황을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해 김 전 차장이 진씨에 대한 검찰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검찰은 김재환씨가 없어서 수사가 어렵다고 밝혀 김 전 차장에 대한 조사를 머뭇거린다는 지적도 받았다.

그러나 10여일이 지난 현재 검찰은 김 전 차장을 직접 겨냥해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최근 “김 전 차장 소환에 대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당료 출신인 최택곤(崔澤坤)씨가 진씨의 핵심 로비스트라는 얘기가 있는데 최씨의 행적과 그에 대한 세간의 평판을 감안하면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김 전 차장을 ‘진승현 게이트’의 핵심으로 보고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검찰의 입장이 바뀐 것은 김 전 차장이 진씨 사건에 개입한 행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고 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조직적으로 방해를 받고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 전 차장이 진씨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던 지난해 11월 김 전 차장 자신과 정성홍(丁聖弘) 전 국정원 경제과장 등의 이름은 빠지고 여권 실세들이 다수 포함된 ‘진승현 리스트’를 작성해 여권 및 검찰 수뇌부를 압박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또 최근 신 전 차관과 민주당 원외 지구당위원장인 허인회(許仁會)씨 등의 금품 및 정치자금 수수 정보를 흘려 김 전 차장을 겨냥한 검찰 수사의 초점을 흐리려하고 있다는 판단도 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진씨 사건의 핵심은 ‘국정원 게이트’라고 말할 수 있는데 ‘수상한 세력’이 자꾸 지난해 총선 및 검찰 내부와 관련된 정보를 흘리며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검찰은 김 전 차장이 진씨의 배후이며 정 전 과장과 함께 정치권 로비를 주도했다는 심증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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