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빚더미 자활촌 "도와주세요"

  • 입력 2001년 11월 27일 01시 33분


빚더미에 올라앉아 쫓겨날 위기에 처한 음성 한센병(일명 나병) 자활촌인 경남 거창군 거창읍 대동리 동산마을 주민들이 국가의 지원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26일 국회와 보건복지부에 냈다.<본보 9월20일자 A25면 참조>

정모씨(66) 등 주민들은 청원서에서 “돼지와 닭을 기르면서 자활의 의지를 다져왔으나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이후 거래업체의 부도 등으로 엄청난 부채를 지게됐다”며 “정부의 지원 없이는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마을부채 25억원의 절반인 12억5000만원을 사회복지정책 차원에서 지원해 주거나장기 저리자금을 융자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의견서를 첨부한 경남대 감정기(甘正奇·사회복지학)교수와 이 지역출신 이강두(李康斗) 의원 등은 “동산마을 문제의 1차적 책임은 주민들에게 있으나 그들의 힘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이들이 마을에서 쫓겨나 기초생활수급자로 전락한다면 국가는 어차피 생계 및 주거급여를 지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산마을 30여가구 주민 80여명은 IMF 사태 이후 축산물 가격의 폭락으로 빚을 졌으며 대부분의 재산이 압류당한 상태에서 경매절차가 진행되고 있다.이번 청원은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복지정책 차원의 국가지원을 요구하는 첫 사례여서 처리결과가 주목된다.

<거창〓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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