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낀 자유로 '안전사각지대'

  • 입력 2001년 11월 23일 18시 30분


경기 파주시와 고양시를 지나는 자유로가 이번 ‘안개대란’으로 각종 사고위험 요소를 그대로 노출했다. 한때 속도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 ‘한국의 아우토반’으로 불린 자유로에는 가로등이 없는 곳이나 경고등이 망가진 곳이 많아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2월 안개 때문에 100중 추돌사고가 일어났지만 이후 개선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

22일 오후 7시경 안개가 자욱한 경기 파주시 문산읍 낙하IC 부근.

서울 방향으로 얼마 가니 드문드문 켜져 있던 가로등도 사라지고 앞차의 비상등이 아니면 어느 곳이 도로인지 분간하기 힘든 상황. 파주시 구간의 자유로 대부분은 인터체인지 부근을 제외하고 가로등이 없다. 이정표 앞에도 가로등이 없어 자유로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는 길을 찾아 헤매기 쉽다. 이정표 근처에 와서야 길을 알아보고 급정거하거나 때로는 위험을 무릅쓰고 후진하는 차량의 모습도 간혹 눈에 띈다.

편도 2차로의 차선은 평소에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데 안개가 끼니 불안감이 훨씬 더했다. 고양시 구간으로 접어들자마자 나타나는 일산신도시 이정표는 지나칠 때가 되어서야 눈에 들어왔다. 이를 비추는 가로등은 물론 없었다. 일산신도시 진입로인 이산포IC에서 서울로 향하는 차량과 신도시로 진입하려는 차량이 엉키는 지점에도 경고등 등의 안전시설물이 전혀 없어 안개에 가려진 도로에서의 사고위험을 높이고 있었다.

이보다 몇 시간 앞선 이날 오후 4시경의 자유로도 사정은 비슷했다. 해가 떠 있을 시각이나 짙은 안개로 시정은 100m안팎에 머물렀다. 하지만 낮 시간이라 일부 구간에나마 설치된 가로등은 꺼져 있었고 진입로 부근의 추돌사고를 막기 위해 설치된 경고등도 작동하지 않았다.

고속도로나 다른 간선도로에는 기본으로 설치된 안전시설물조차 자유로에는 없어 사고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고양시는 내년에 자유로 곡선지점을 중심으로 안개등을 설치하고 미끄럼 방지시설 공사를 하기로 했으며 파주시는 가로등 보수와 설치 공사를 이달부터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고양·파주〓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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