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重 동료살리기 헌혈릴레이

  • 입력 2001년 11월 23일 18시 27분


재생불량성 빈혈에 걸린 회사 동료를 구하기 위한 헌혈 릴레이가 벌어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의 박창수(朴昌洙·36·터빈발전기 생산관리팀) 과장이 이 병으로 갑자기 쓰러진 것은 8일. 피를 만드는 골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체내 혈소판 수치가 급격히 떨어져 사경을 헤매던 박씨에게는 매일 성인 2명의 헌혈(800㏄)이 필요했다. 혈액형은 O형(RH+).

소식을 들은 동료들은 헌혈증 모으기에 나섰고 사내 소식망을 통해 헌혈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창원공장의 직원들이 먼저 헌혈에 나섰다. 혈액에서 혈소판만을 분리해 뽑아내는 식이어서 헌혈하는 데 1시간반이 걸렸지만 개의치 않았다. 박씨가 창원에서 치료가 어려워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긴 뒤에도 창원 직원들의 ‘상경 헌혈’은 계속됐다.

중공업 직원들뿐만 아니라 두산그룹 다른 계열사 직원들의 헌혈도 이어졌다.

지금까지 헌혈 릴레이에 참여했거나 동참 의사를 밝힌 사람은 모두 200여명. 다행히 박씨는 셋째형 강수씨의 골수를 이식 받을 수 있게 돼 다음달 1일 수술을 한다. 그러나 수술이 끝나도 자체적으로 피를 만들 수 있을 때까지 동료들의 헌혈은 계속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 직원들은 박씨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성금도 모으기로 했다.

<민동용기자>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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