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2005년 수능 개편 시안에 대한 공청회 토론자 반응

  • 입력 2001년 10월 22일 17시 07분


22일 열린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 시안 공청회에는 의외로 많은 교사와 학부모들이 몰려 수능제도 변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교사와 학부모들은 현행 수능 제도를 보완하는 안을 선호한 반면 대학들은 우수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수능을 이원화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유영제(서울대 입학처장)=현재 고교에서 점수 부풀리기 현상이 심해 내신평가를 믿을 수 없고 쉬운 수능 때문에 수험생의 학력 수준을 평가하기 어렵다.

대학도 잠재능력을 고려하는 전형방식을 개발해 입시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수능과 관련해 미국도 SATⅠ의 비중을 낮추고 있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 우리도 수능 결과와 관련된 자료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대입전형은 대학 특성에 맞는 우수인재 선발과 고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해야 한다. 따라서 7차 교육과정을 수능에 반영해야 하며 지원자들의 학력 수준차를 알 수 있도록 수능Ⅰ과 수능Ⅱ로 나눠야 한다. 복수지원이 가능하도록 지원자가 하나를 선택하거나 모두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학생 선발권은 대학에 위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민경찬(연세대 교무처장)=과거의 학력고사 형태로 돌아가기보다는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적격자를 선발하는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 고교 학력에 대한 검증은 국가교육 성취도 검사의 평가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수능시험에 고교 교육과정을 적절히 반영해야 하며 수능을 이원화하면 학생들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줘 사교육 문제가 심화할 것이다.

수능시험 횟수는 여러 번 주는 것이 바람직하며 수능시험을 고3 말에 시행하면 대학들이 다양하게 전형할 수 없기 때문에 시기를 더 앞당겨야 한다. 대학도 수능에만 의존하지 말고 학생부 논술 심층면접을 다양하게 활용해야 한다.

▽안명호(서울 잠실고 교사)=현형 수능을 보완하는 1안이 입시제도의 일관성과 시험체제 변화에 따른 수험생의 부담, 이해 관계자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사교육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대입 전형에서 수능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두면 다른 다양한 전형자료가 제한되고 특기 적성을 가진 수험생을 선발하는데 방해가 될 우려가 있다.

다른 안들도 장점이 있지만 수능이 이원화되고 시험 횟수가 많아지면 7차 교육과정이 반영되더라도 수험생의 공부 부담이 늘어날 것이다.

▽김정명신(서초강남교육시민모임 대표)=7차 교육과정이 시작됐지만 기본적으로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아 정착 여부가 불투명하다.

수능을 개편한다는 것이 미리 예고되기는 했지만 학부모들은 대입제도가 너무 자주 바뀌는데 대해 불안해하고 불만도 크다. 새 대입제도에 적응하려면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므로 대입정책은 일관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입제도를 바꿔 사교육비를 줄인다는 것은 장밋빛 환상인 만큼 현 제도를 수정 보완하는 1안이 가장 현실적이다. 수능을 이원화하는 것보다 응시 횟수를 2회로 늘려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안과 4안처럼 시험이 너무 잦거나 배운 시점과 시험 시점이 너무 길면 3년 내내 입시수업으로 교육이 파행으로 흐를 우려가 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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