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건설]"의정부 신개발지구 경전철 대신 지하철 연장을"

  • 입력 2001년 10월 19일 18시 57분


경기 의정부시 민락, 송산, 금오 등 최근 개발되고 있는 택지개발지구 주민들이 지하철 7호선을 거주지까지 연장해 달라며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주민들은 새로 조성되는 택지개발지구는 교통시설이 부실해 지금도 큰 불편을 겪고 있는데 앞으로 인근 남양주 일대까지 합쳐 20여만명이 입주하면 더 심각한 교통난에 시달릴 것이라며 7호선 연장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의정부시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기존 경전철사업 외에 7호선 연장은 검토조차 하기 힘들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어 주민과 행정당국의 갈등이 예상된다.

▽신시가지 주민들의 주장〓의정부시가 교통대책으로 제시한 경전철은 시내 주요지점을 모두 거치도록 설계돼 있어 시민 출퇴근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며 신시가지와 7호선 장암역을 직접 잇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신시가지에서 서울로 나가려면 승용차로 43번 국도, 또는 구리까지 나가 고속도로를 타는 방법뿐인데 언제나 극심한 체증에 시달리고 있어 지하철 연계가 시급하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주민들은 또 시가 43번 국도 일부노선을 확장하고 우회도로를 신설하고 있지만 어차피 동부간선도로에서 몰리게 돼 있어 병목현상은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1만명 서명운동 인터넷 사이트(user.borahome.net/∼kka0074)를 개설한 김승일씨(30)는 “7호선 차량기지까지 내준 의정부시 주민을 위해 경전철에 투입할 예산을 돌려 7호선 종점인 장암역에서 송산∼민락∼금오를 잇는 10㎞만 연장하면 된다”고 말했다.

▽구시가지 주민들의 반응〓이에 대해 의정부 구시가지 주민들은 교통난 해소를 위해 경전철만큼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

의정부시 가릉동 이모씨(44·여)는 “국철로 양분되고 곳곳에 미군기지가 자리잡은 구시가지에 대해서는 시가 별다른 도시정비계획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경전철은 구시가지 주민에게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정부 구시가지는 주한미군이 공여지 8곳 2.05㎢를 사용하고 있어 지난해에는 국도 3호선 우회도로 공사가 미군기지에 가로막혀 장기간 차질을 빚기도 했다.

▽난감한 시청〓의정부시로서는 2006년 완공 예정인 경전철에는 300억원 가량만 부담하면 되지만 7호선을 연장할 때는 10배 이상의 시예산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경전철을 취소하고 7호선을 연장할 경우 구시가지 주민들의 반발도 불 보듯 뻔하다. 신시가지 교통난 해소를 위해 택지개발 지역과 동부간선도로를 잇는 우회도로를 건설하고 있지만 완공돼도 병목현상은 피할 수 없다.

시 관계자는 “도시 균형발전에 필요한 경전철이 완공되면 신시가지 주민들의 서울 출퇴근도 훨씬 편리해질 것”이라며 “7호선 연장은 예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의정부〓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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