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 오인 신고소동 빗발…전국 수십건 해프닝

  • 입력 2001년 10월 17일 18시 33분


미국 등지에서 탄저균 테러 공포가 확산되면서 국내에서도 연일 수십여건의 신고와 이를 모방한 ‘밀가루 살포’ 장난까지 극성을 부리고 있다.

17일 오후 4시10분경 서울 종로구 인의동 W회사로 발신자가 ‘알 카에다 한국지사’라고 적힌 우편물 1통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우편물을 최초로 발견한 이 회사 직원은 “우편물 앞면 발신자 난에는 ‘알 카에다 한국지사 비밀기지 테러 메일’이라고, 우편물 뒷면에는 ‘이 봉투를 받은 사람은 알라신의 축복을’이라고 한글로 씌어 있었다”며 “봉투 안에 가루가 들어 있는 것 같아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5시20분경 인천 부평구 일신동 주공아파트 106동 음식물 분리수거통 밑에 아랍어가 적힌 플라스틱 통이 놓여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 양모(60)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플라스틱통 안에 액체가 담겨 있는 점을 중시해 국립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10분경 경남 사천시 사천읍 정의리 산성공원 내 충혼탑 앞에서는 흰색 가루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과 보건소 직원들이 현장조사를 벌인 결과 전날 오후 공원에서 놀던 청소년들이 장난으로 1㎏들이 밀가루 2봉지를 뿌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날 오전 9시경에는 경남 김해시 장유면 율하리 일대 4㎞ 도로에 흰색가루 분말과 덩어리 등이 대량으로 떨어져 탄저균이 포함된 흰색 가루로 오인한 주민들의 신고가 빗발치기도 했다.

국립보건원은 지금까지 경찰 등의 의뢰를 받아 모두 11건의 흰색 가루에 대해 정밀분석을 했으나 10건은 탄저균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1건은 현재 검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박민혁·현기득기자·대구〓정용균기자·부산〓석동빈기자>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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