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천호동 텍사스촌'에 아파트 짓는다

  • 입력 2001년 10월 8일 19시 24분


서울의 대표적 윤락가인 강동구 천호동 423 일대 속칭 ‘천호동 텍사스촌’이 대형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최근 천호동 423 일대 3000여평 부지의 용도를 변경해달라는 강동구의 요청에 ‘OK’ 사인을 보냈다. 일반주거지역으로 묶여 있는 이 곳이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으로 바뀌어 용적률 기준이 상향조정되면 이 일대 개발에 탄력이 붙게 된다.

천호동 텍사스촌 건물주들은 96년부터 본격화한 강동구청과 강동경찰서의 ‘고사(枯死)작전’에 살길을 찾기 위해 ‘업종변경’을 모색했다. 이 때문에 80년대 중반 윤락업소가 최고 200여개에 이를 정도로 성황을 누렸던 이 곳은 현재 57개만이 남아 간신히 명맥만 이어오고 있는 상태다.

‘위기’를 느낀 텍사스촌 건물주 10여명은 8월 말 윤락가를 자진 철거하고 이 부지에 아파트 단지를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건물주들은 주택조합을 결성해 빠르면 올해 안으로 건물철거와 함께 공사에 들어간다는 ‘청사진’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업무추진과정에서 서울시의 높은 벽에 부닥쳤다. 아파트 단지조성의 사업성을 맞추려면 건축물의 용적률을 상향조정하기 위한 용도변경이 필수적인데 서울시가 “이 곳에만 특혜를 베풀 수 없다”고 나왔기 때문.

이에 관할 강동구는 “도시환경을 정비하려면 이 곳의 용도변경을 통한 개발이 불가피하다”며 서울시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결국 서울시는 지난달 말 지구단위계획소위원회를 열어 “향후 강동구에서 토지주와 협의하여 개발(정비)계획이 수립되면 그 결과에 따라 용도지역 상향조정을 검토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개발의 숨통이 트이자 텍사스촌 토지주 34명은 ‘천호동423번지 재건축추진위원회’를 구성, 8일 사무소를 개설했고 강동구는 천호동 423 일대 주변 재래시장을 함께 묶어 개발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빠르면 올해 안으로 서울시의 협의를 거친 최종안이 나올 전망이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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