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 지킴이]화물공제조합 방봉채씨

  • 입력 2001년 8월 13일 18시 47분


“교통 캠페인요? 제겐 전쟁과 다름없습니다.”

화물공제조합 경기지부장 박봉채(朴奉彩·51)씨는 지난 20년간 자신이 만든 교통캠페인 홍보물을 보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동안 고속도로 톨게이트와 휴게소 등에서 화물차 운전사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교통캠페인을 벌여왔다.

“매일 오후 7시부터 ‘과속하지 말라’는 내용의 홍보물을 돌리고 ‘졸지 말라’며 물병 등을 전해주다 보면 금새 새벽 3시가 됩니다.”

80년 새마을운동 담당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이듬해 화물공제조합 전남지부로 직장을 옮기면서 화물차 운전사들을 가족처럼 생각하게 됐다는 것.

당시 전남지부에 등록된 화물차 1600여대 중 연간 300여대가 각종 사고를 내 교통사고율은 18.1%나 됐다.

“98년 전남지부를 떠날 때까지 정말 미친 듯이 뛰어다녔어요. 어떻게 하면 화물차 운전사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홍보물을 만들지 밤새 고민했고 고속도로 휴게소에 이동상담소를 설치, 매일 수십명의 화물차 운전사를 만났습니다.”

그는 97년에 화물차 전체 사고 중 70%가 추돌사고라는 사실을 파악한 뒤 야간에 화물차 뒷쪽에 반짝이는 ‘후미반사지’를 만들기도 했다.

그의 이같은 노력으로 전남지역 화물차 사고율은 98년 8.2%까지 떨어졌다. 그는 지난해 10월 손해보험협회가 제정한 제1회 교통안전대상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경기지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전쟁터’를 떠나지 않고 있다. 최근 경기가 침체되면서 경력 3년 이하의 화물차 운전사들이 크게 늘면서 사고율이 다시 10%대를 넘어선 때문이다.

그는 “화물차 운전사들이 스스로 경제 발전의 한 축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이에 걸맞은 안전 운행을 한다면 교통사고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화물차 사고가 사라질 때까지 ‘전사(戰士)’로 남겠다”고 밝혔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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