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수사]"에어포트와 우선협상" 특혜 논란

  • 입력 2001년 8월 12일 21시 47분


인천국제공항 유휴지 개발사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우선협상대상자인 원익과 계속 협상하는 방안, 1순위인 원익과 2순위인 에어포트72를 대상으로 다시 심사하는 방안, 아예 새로 기준을 정해 다시 선정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원익을 그대로 밀고 나갈 경우 이상호(李相虎) 전 개발사업단장이 ‘로비를 받은 혐의’로 구속된데다 강동석(姜東錫) 사장이 수익성을 강조하고 있어 벽에 부닥칠 가능성이 있다. 1, 2위 업체만을 대상으로 재심할 경우 원익측이 반발할 가능성이 크고 ‘공기 3개월 지연’을 이유로 탈락한 임광토건도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공항공사의 서종진(徐鍾進) 신임 개발사업단장은 12일 에어포트72와 실시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할 뜻을 밝혔다. 토지사용료를 많이 받을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는 강 사장이 직권으로 에어포트72를 선정하려 했던 것과 맥을 같이한다.

그러나 검찰 수사에서 국중호(鞠重皓) 전 청와대 행정관의 ‘청탁’이 드러난 마당에 에어포트72와의 협상은 ‘또 다른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파문이 커지자 공사측은 자료를 내고 “공사 입장이 아니라 서 단장의 개인 의견”이라고 해명했다.

공사측은 이 자료에서 재공고를 통해 사업자를 다시 선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혀 에어포트72와의 협상 강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해당 업체들이 법적 대응에 나설 움직임이어서 결국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공항공사는 기본여건 심사 항목 중 중요한 ‘토지사용료’ 부문이 빠진 것은 절차상 중대한 하자이기 때문에 선정과정 전체가 무효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2순위인 에어포트72가 국 전행정관을 통해 취득한 기밀을 활용한 것으로 최종 확인된다면 사업자 재선정은 불가피하게 된다.

재선정 절차를 밟을 경우 공사는 원익과 에어포트72로부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어떤 경우든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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