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경실련 사무총장 "시민단체 정치참여 말라"

  • 입력 2001년 8월 7일 14시 26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석연(47)사무총장이 일부 시민단체들의 정치참여등 최근 활동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서 이 문제를 둘러싼 시민단체 내부의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이총장은 7일 오전 경기도 용인 경찰대에서 가진 '한국 시민운동의 과제와 방향'이라는 제목의 경찰 고위간부 대상 특강에서 "시민단체의 정치참여는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를 잃게 되며 도덕성과 순수성을 바탕으로 한 시민운동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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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이석연 사무총장 인터뷰

이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6월 환경운동연합의 내년 지방선거 참여 공식화 이후 시민단체 인사로서는 첫 공식적인 반대입장 표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총장은 이날 특강에서 "현재 시민운동은 연대를 통한 획일적이고 센세이셔널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시민들로부터 시민단체의 신뢰성에 의구심을 갖게 하고 있다"고 말하고 "특히 특정정당이나 정파, 세력 등을 지지하고 이들과 연계돼 활동하는 것은 시민운동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비판했다.

또한 다가올 선거에 임하는 경실련의 입장에 대해 이총장은 "독자후보를 내세우지 않을 것이며, 낙선운동 등 현행법률을 위반하는 정치참여 활동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시민단체로서 정치개혁운동은 지속적으로 할 것이지만 그 방법으로 후보를 검증하는 정보공개운동, 공천부적격자 발표 등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서 이총장은 우리의 정치적 현실이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운동이 정치개혁 등을 요구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것이 일부 시민단체에서 의도하는 정치참여를 정당화시켜줄 수는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시민운동의 상징은 다양성과 자율성"이라며 "최근 언론사 세무조사처럼 하나의 사안에 대해 시민단체와 일부 정치권이 극단적인 대립을 보이는 것은 시민들로부터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며 이같은 활동이 바로 시민단체가 시민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최건일/동아닷컴 기자 gaego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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