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업자-청부 폭력배등 12명 구속

  • 입력 2001년 7월 19일 18시 33분


서울지검 강력부(김규헌·金圭憲 부장검사)는 19일 불법 사채업자들에 대한 일제단속을 벌여 서울 강북지역 최대의 전주(錢主·대형 사채업자)로 알려진 방모씨(56) 등 사채업자와 일부 사채업자들의 요청에 따라 폭력을 행사한 폭력배 등 12명을 구속 기소하고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방씨는 99년부터 속칭 ‘딱지어음’을 발행하거나 분양실적이 저조한 아파트를 헐값에 사들인 뒤 이를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21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다.

강남의 최대 전주로 알려진 박모씨(47)는 99년 1∼4월 채무자에게 6억원의 사채를 빌려준 뒤 27억원을 돌려 받고 연체이자 명목으로 4억원 상당의 약속어음을 빼앗는 한편 사채 회수에 실패한 폭력배를 10여일간 감금해 1억원을 받아낸 혐의로 지명수배됐다.

검찰은 또 사채업자 이모씨(55·구속기소)의 경우 채무자에게 6800만원을 빌려주면서 백지수표를 담보로 받아뒀다가 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자 백지수표에 5억2000만원을 기재해 시중에 유통시켰다고 밝혔다.

일부 사채업자들은 채권 회수를 위해 ‘폭력복덕방’이라는 중개조직을 통해 폭력배를 고용했으며 고용된 폭력조직들은 사채업자의 요구에 따라 채무자에게 위압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맞춤 폭력’과 ‘상품화된 폭력’을 제공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와 관련해 폭력조직 행동대원 박모씨(40)는 지난해 5월 빚을 갚지 않는 채무자의 영업장에 조직원들을 보내 문 앞을 막아서도록 하는 등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사채업자 등에 의한 대출사기 피해 규모가 연간 6000억원선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적발된 사채업자 명단을 국세청에 통보할 방침이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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