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노조도 공기업 구조조정 도와야"

  • 입력 2001년 6월 27일 18시 48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7일 이남순(李南淳) 한국노총 위원장 및 노총 산하 산별노련위원장단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다음은 간담회 발언 요지.

▽이남순 위원장〓구조조정이 일방적이지 않고 대화를 통해 이뤄지도록 해달라. 노총이 구조조정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과거 방식대로는 안된다. 구속노동자들이 석방되도록 선처해달라.

▽정현영 체신노조위원장〓체신 근로자들에 대해 지금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데 집배원 1일 근무시간이 너무 많아져서 문제다.

▽강성천 자동차노련위원장〓권력형 부당노동행위를 근절해주면 좋겠다. 어떤 사람들은 행사 때 대통령이나 유력정치인 이름의 화환 등을 들먹이면서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

▽류재섭 금속노련위원장〓비정규직 증가와 함께 항상 고용불안을 느끼는 사람이 늘고 있고, 이것이 정부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재길 철도노조위원장〓철도인력 감축으로 산간벽지에선 48시간 근무하는 경우도 있다. 무리한 인력감축은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오영봉 섬유유통노련위원장〓대구 밀라노 프로젝트는 대통령이 오래 전부터 추진했지만 성과가 크지 않고, 고마워하는 인식도 없다. 더 관심을 가져달라.

▽권오만 택시노련위원장〓교통범칙금이 교통구조개선이나 교통종사자들의 사기앙양에 쓰여질 수 있도록 해달라. 항간에는 정부가 공적자금을 많이 써서 돈이 없자 스티커를 많이 발부하고 있다는 유언비어까지 돌고 있다.

▽오문환 항운노련위원장〓요즘 노동운동을 보면 엄청난 괴리를 느낀다. 저임금에 시달리는 노동자는 소리를 높이지 못하고 고임금 노동자들의 소리가 높다. 여기에 선비들도 가세해서 온통 노동운동하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뭔가 잘못됐다. 노조하는 분 중 연봉이 4000만원, 5000만원 되는 분들은 노동운동을 자제해야 한다.

▽김대통령〓(노사협의를 통해 공기업의 구조조정을 해달라는 건의에 대해) 내가 계속 주장해 온 것이다. 앞으로 적극적으로 그렇게 되도록 지원하겠다. 그러나 여러분도 구조조정의 필요성, 합리성이 납득되면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야 한다. 노조에게 이로우면 수용하고 이롭지 않으면 거부하는 식이 되어선 안된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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