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울산 근로자 1500여명 이틀째 도심시위

  • 입력 2001년 6월 6일 18시 49분


㈜효성 울산공장에 대한 경찰투입에 항의하는 근로자들의 도심 가두시위가 공휴일인 6일에도 계속됐다.

효성 울산공장과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 한총련 소속 대학생 등 1500여명은 이날 오후 3시반 울산 남구 삼산동 현대백화점 울산점 앞에서 ‘공권력 투입 규탄대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저지로 무산되자 곧바로 백화점 앞 왕복 8차선 도로를 점거한 채 가두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오후 6시경 중구 성남동 현대백화점 성남점 앞으로 자리를 옮겨 집회를 갖고 1.5㎞ 가량 떨어진 중구 복산동 울산성당까지 가두행진을 한 뒤 오후 7시반경 자진 해산했다.

이들은 한때 보도블록 등을 깨 경찰과의 충돌에 대비하고 쇠파이프도 준비했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이날 전경 49개 중대 5900명을 동원했다.

또 경찰 투입에 맞서 5일 회사내 45m 높이의 고상(固相)중합탑에 올라간 노조위원장 직무대행 최만식씨(35) 등 노조간부 8명은 이틀째 ‘고공(高空)농성’을 계속했다.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7일 오후에도 현대백화점 울산점 앞에서 규탄대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 9일에는 울산 남구 신정동 태화강 둔치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공권력 투입에 항의하는 ‘영남 노동자 대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5일의 효성 울산공장 노조원 강제해산 과정과 가두시위 중에 연행한 근로자 265명 가운데 167명은 훈방하고 체포영장이 발부됐거나 회사측이 고소한 근로자 등 98명을 계속 조사중이다. 이 가운데 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 교선부장 정기애씨(30·여) 등 8명에 대해 업무방해혐의로 6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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