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카지노 출입 남편 막아주세요"…부인이 통제요청

  • 입력 2001년 3월 19일 18시 54분


"제발 우리 남편의 카지노 출입을 막아주세요."

강원 정선군 고한읍 스몰카지노가 지난해 10월 28일 개장한지 5개월이 가까워지면서 도박 중독자들의 부인이 보내는 '긴급구조(SOS)'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 부인 대부분은 스몰카지노에 직접 찾아가 "장기간 들어오지 않고 있는 남편이 이 카지노에 있다는 말을 듣고 왔다 "며 사진을 내보이며 남편을 더 이상 출입시키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19일 이 카지노 운영업체인 ㈜강원랜드에 따르면 현재까지 카지노 출입이 금지된 사람은 사채업자 등 모두 40여명으로 이 가운데 10여명이 부인 등 가족의 요청에 인해 출입이 통제됐다. 강원랜드의 카지노 이용약관에는 직계가족이 요청할 경우 출입제한 및 게임참가를 거절할 수 있다 고 규정돼 있다.

카지노 한 구석에서 게임에 몰두중인 남자들은 부인이 찾아오면 대부분 순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하지만 일부는 다시 찾아와 아내가 한번만 허락했으니 제발 출입하게 해달라 며 통사정을 하기도 한다는 것.

이달 초 강원 평창군에 사는 강모씨(37·여)는 이 카지노를 찾아가 남편 박모씨(42·상업)가 출입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강씨가 남편이 달라졌다고 생각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 귀가하지 않는 회수가 점차 늘어나고 무엇가에 홀린 듯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강씨는 남편이 카지노를 드나들다 결국 7000여만원을 잃었고 승용차를 전당 잡히고 친구의 돈까지 빌린 사실을 알았다.

<정선=경인수기자>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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