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빙상스타'이영하씨 구속…부정입학 1억대 챙겨

  • 입력 2001년 2월 28일 18시 43분


70년대 빙상스타였던 한국체육대교수 이영하(李永河·44)씨가 체육특기생 선발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8일 학부모들로부터 자녀들의 빙상특기생 선발청탁과 함께 1억2000만원을 받은 이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하고 1000만원을 받은 S여대교수 김모씨(41)에 대해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이씨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자녀 2명을 차례로 한국체육대에 입학시킨 학부모 변모씨(43·서울 양천구 신정동)를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하고 돈을 건넨 또다른 학부모 박모씨(45·여) 등 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97년 6월 서울 송파구 잠실동 모 식당에서 변씨로부터 큰아들을 빙상특기자로 입학시켜 달라는 부탁과 함께 1500만원을 받고 99년 9월에는 둘째아들의 입학청탁과 함께 300만원을 받는 등 학부모 8명으로부터 1억2500만원을 받은 혐의다.

S여대교수 김씨는 98년 6월 학부모 박모씨(43·여·서울 성북구 석관동)로부터 빙상선수인 딸을 특례입학시켜 달라는 부탁과 함께 1000만원을 받은 뒤 합격시켜준 혐의를 받고 있다.

70∼80년대 한국 빙상계 간판선수였던 이씨는 76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국내 빙상사상 최고성적인 종합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76년부터 3차례나 동계올림픽에 참가했으며 85년 은퇴한 뒤 91∼94년 국가대표 감독을 지냈다.

경찰조사결과 금품을 건넨 학부모들의 자녀들은 대부분 국가대표이거나 국가대표 상비군의 실력을 갖춰 ‘전국 규모 대회 3위 이상 입상’이라는 체육특기생 입학기준에 해당됐으나 학부모들이 불안한 마음에 금품을 제공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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