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분식회계규모 금감원·검찰 혼선

  • 입력 2001년 2월 4일 18시 34분


대우그룹의 분식회계 규모에 대한 검찰과 금융감독원의 발표 내용이 큰 차이를 보여 혼선을 빚고 있다.

검찰은 2일 ㈜대우의 장병주전사장 등을 구속하면서 대우그룹의 97∼99년 분식회계 규모가 41조900억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에는 49조900억원이라고 발표했다가 대우전자의 분식액 산정에 8조원 정도 착오가 있었다며 수정했다.

이에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9월 대우그룹 관계자들과 회계사들을 고발하면서 전체 분식규모가 22조9000억원에 이른다고 발표했었다.

금감원은 검찰의 계산이 중복되거나 다소 과장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97년에 계산된 분식회계 액수가 98년 장부에 그대로 남아있어 2중으로 계산됐다는 것. 금감원 관계자는 “검찰은 각 회계연도를 별도로 계산해 결과적으로 97년도 분식규모가 98년에 중복 계산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같은 계산방식에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대우가 연도별로 분식처리한 회계장부를 매년 불법대출에 사용한 만큼 전체 분식 액수를 계산할 때 연도별로 분리해서 합산하는 것이 오히려 정확하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도박판에서 오고 간 돈 전체를 누적시켜 판돈으로 계산하는 도박판 판돈 계산방식을 따른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우리는 범죄 발생의 시각에서 연도별로 분식액수를 별도 계산했다”며 “금감원 계산방식이 맞다고도 볼 수 있고 틀린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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