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그것이 알고싶다>아동학대, 이대로 둘 수 없다

  • 입력 2000년 12월 1일 19시 00분


11월 14일 전북 김제의 한 농가에서 초등학교 1년 도용만군이 변사체로 발견됐다. 몸 곳곳에 피멍이 들어 있었고 밧줄에 묶인 흔적도 보였다. 경찰 추정 사인은 ‘지속적 타박에 의한 체력 저하’. 김제 경찰서는 이 사건과 관련해 도군의 아버지를 상해 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SBS ‘문성근의 다큐세상 그것이 알고 싶다’의 ‘여덟살 용만이의 죽음’(밤 10·50)편은 도군의 사례 등을 통해 아동 학대의 실상과 대책을 짚는다.

7월 개정된 아동복지법이 아동학대 신고 의무를 강화하고 전국통합신고전화(1391)를 설치하는 등 제도적 개선책을 규정했으나 실상은 주위의 손길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5세 된 H양은 화상과 영양결핍, 뇌출혈 상태에서 발견돼 현재 보육원에서 생활하며 뇌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가해자인 부모는 주위사람들이 신고하자 달아났다.

Y(12)군은 방치된 경우. 지난 여름방학이후 학교에 가지 못했다. 다리의 관절이 마비돼 방에서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었던 것. 실직한 아버지는 아이를 치료하겠다는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용복군은 현재 한국이웃사랑회 경기지부의 도움으로 삼성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같은 일들은 왜 일어날까.

도군의 아버지는 도둑질과 거짓말을 하는 아이의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서 때렸다고 말했다. 도군은 주머니에 있던 몇백원을 추궁받던 끝에 죽음에 이르렀으나 나중에 이웃 청년이 도군에게 2000원을 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아동 학대에 대한 대책은 주위의 적극적인 개입이라고 말한다. 체벌이 비교적 관대한 우리나라에서는 ‘아이 버릇 고치기’가 학대로 비화되기 쉬운데다 아이들이 부모의 실직이나 이혼으로 인한 스트레스의 희생물이 되기 싶기 때문이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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