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되고 있는 공사는 마포구 상수동 318∼서교동 329간 길이 1280m, 폭 15∼45m의 도로개설공사.
마포구청은 이 일대 도시계획선에 묶인 건물과 부지에 대한 협의 보상을 거쳐 2002년 월드컵 경기가 열리기 전까지 ‘걷고 싶은 거리’를 조성할 방침이다.
▼구청 "도시계획 따른것"▼
도로 개설 현장은 200여 음식점이 밀집해 있는 홍익대 앞 먹자골목거리로 25년간 이 지역의 ‘명물’로 자리잡아 왔다.
총 사업비 235억원 중 98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69억1000만원이 보상비 등으로 투입됐으며 동교동 김대통령의 사저 개축 공사 현장과 가까운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이미 보상이 끝나 건물 철거가 이뤄진 곳도 있다. 서울시가 공사비의 70%를 부담하고 있다.
▼"누굴위한 공사냐" 반발▼
이에 대해 일부 주민은 “도로개설공사가 김대통령 사저 개축 공사와 맞물려 주변 환경 정화를 위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8월말 헐린 김대통령의 동교동 사저는 내년 9월경 지하 3층, 지상 5층으로 새롭게 탈바꿈한다. 새 건물은 김대통령이 퇴임후 머물게 될 사저와 아태재단 건물로 사용될 계획이다.
25년간 서교동 먹자골목에서 조그만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20년 이상 집행되지 않은 도시계획은 해제하라는 결정이 내려졌는데다 경기마저 나빠지고 있는 요즘 거리정비를 명분으로 상인들의 오랜 삶의 터전을 빼앗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상인도 “이곳은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과 멀리 떨어져 있어 월드컵을 앞둔 환경 정화라는 구청측의 명분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철거 대상이 된 상인들은 지난달 말 서교동 사무소에서 열린 ‘거리조성 사업’설명회에 집단으로 몰려가 항의하는 바람에 설명회가 무산되기도 했다.
일부 주민은 조만간 공사 결정 중지를 요청하는 행정심판을 서울시에 낼 방침이다.
주민들의 반발에 관할 마포구청의 한 관계자는 “먹자골목 일대는 도시계획선으로 묶여 있는데다가 지난해 3월 ‘걷고 싶은 거리’로 지정됐기 때문에 공사 시행에 하자가 없다”며 “불량 건물을 정비하고 학교 주변의 이점을 살린 청소년 문화공간 등을 조성하는 것일 뿐 다른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설명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