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종금사 대주주 6명 180억 재산은닉

  • 입력 2000년 11월 23일 18시 31분


항도종금 대한종금 삼양종금 등의 대주주와 전 나산그룹 안병균(安秉鈞) 회장 등 퇴출 종금사에 손실을 끼친 책임자 6명이 시가 180억원어치의 재산을 숨겨놓았다가 예금보험공사에 적발됐다.

예금보험공사 김천수(金千洙) 채권회수본부장은 23일 “퇴출 종금사 부실과 보증채무와 관련된 대주주에 대한 재산조사를 조사한 결과 대주주의 빼돌린 재산을 확인, 파산재단에 알리고 재산 가압류 청구소송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장인 부인 등 친인척 명의 동원〓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퇴출된 항도종금 대주주로 연대보증 채무자인 전 서륭섬유 대표 조준래(趙準來)씨와 전 서륭합섬 대표이사인 조평제(趙平濟)씨는 종금영업정지일인 97년12월 당시 공시지가 95억5400만원의 부동산 86건과 예금 1억9400만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재산을 친인척 명의로 돌려놓았다. 조준래씨는 “장인에게 부동산을 근저당한 것은 항도종금이 적대적인 기업인수합병(M&A)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장인으로부터 빌렸던 돈을 갚기 위한 것”이라며 “경매한 것도 당사자가 없어 장인이 떠안았다”고 주장했다.

▽세살짜리 아들에게 부동산 증여〓전 대한종금 이사회의장 전윤수(田潤洙)씨는 서울 서초구의 시가 5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세살짜리 아들에게 증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양종금의 대주주인 전 대표이사 회장 김상응(金相應)씨도 서울 종로구에 있는 공시지가로 9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부인 등에게 증여했다가 올해 8월 제3자에게 소유권을 넘겼다.

▽잔금 안 치러 소유권 이전등기 않아〓전 나산그룹 회장 안병균씨와 전 나산 대표이사인 안병오(安秉五)씨는 전북 군산의 부동산 12억3400만원에 대한 매입계약을 체결하고도 잔금 4000만원을 치르지 않고 소유권 이전등기를 하지 않는 수법으로 재산을 감췄다는 것이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