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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20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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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엠마뉴엘교회에서 대학학원이 개최한 논술 설명회에 참석한 수험생들은 논술 출제 경향과 채점 방식 등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C여고 정모양(18)은 “논술이 어렵게 나온다고 하는 바람에 불안하다”며 “벌써부터 수십만원짜리 논술과외를 하는 친구들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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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은 이미 발표한 논술과 면접의 출제방법 및 배점은 바꿀 수 없으므로 채점을 엄격하게 하고 학생간 점수차를 세분화하는 등 보강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대학들은 서울지역 12개 대학으로 구성된 대학논술출제위원회의 논의대로 동서고금의 고전과 명문을 쉽게 출제하되 채점 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연세대 김하수(金河秀)입학관리처장은 “당초 논술 원고 분량을 1800자 안팎으로 제시했지만 이번에는 1800자 이상으로 늘릴 수 있고 채점도 훨씬 까다롭게 하겠다”고 밝혔다.
고려대 김성인(金成寅)입학관리실장은 “그동안 논술 문제가 너무 어려워 교수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문제는 평이하겠지만 논지 파악을 잘했는지, 원고 분량과 작성법 등을 제대로 지켰는지를 꼼꼼히 채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도 당초 4명이던 조별 논술 채점인원을 6명으로 늘리는 등 평가의 정밀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김영수(金英洙)입학관리처장은 “이제 논술에서 변별력을 가릴 수밖에 없어 채점을 엄격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들은 논술에 기본 점수를 적게 주고 채점위원들에게 채점 연습을 시키는 등 ‘묘안’을 짜내느라 분주하다.
동국대는 기본 점수를 낮춰 수험생간의 격차를 넓힐 것이라고 밝혔고 중앙대는 채점 위원들에게 ‘모의논술’ 답안지를 주고 채점 연습도 시킬 계획이다. 성균관대는 기본 점수를 줄이고 채점을 2, 3단계에서 5단계로 강화하고 채점 기간도 늘리기로 했다.
서울대는 2002학년도부터 실시하기로 한 심층면접을 이번 정시모집부터 도입해 수험생 1인당 면접시간을 10분 이상으로 늘리고 질문 내용도 전공 관련 기초지식과 논리적 사고력 등을 심도 깊게 측정할 방침이다.
서울대 유영제(劉永濟)교무부처장은 “수험번호 순의 개별 면접방식을 바꿔 그룹 면접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면접 교수단 구성 및 평가 방식을 표준화하고 면접 방식에 대한 비디오테이프를 만들어 면접 교육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인철·김경달기자>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