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 정상화…노사 4개월만에 團協조인

  • 입력 2000년 11월 6일 18시 45분


노사간 끝간 데 없는 대치로 4개월 넘도록 파행 운영되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노사가 6일 단체협약에 조인함으로써 정상을 되찾게 됐다.

이날 최종 타결된 단체협상에서 공단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 준수 △노조원 전보를 단협이 아니라 별도 시행세칙으로 규정하고 노조 전임자를 현재의 49명에서 39명으로 줄이는 등 경영권 확보 △전임자없는 지부의 노조사무실 폐쇄를 관철시켰다.

노사 양측은 대신 파업중 중징계된 노조원 453명 가운데 직위해제자 266명을 복직시킨 데 이어 파면해임 124명중에서 간부 43명은 재심을 통해 징계수위를 다시 결정하고 일반노조원 66명은 복직시키되 구속, 수배중인 15명만 해고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타결은 공무원―교직원 및 지역의보조합과 직장의보조합이 통합되기 직전인 6월 30일 지역의보노조가 박태영(朴泰榮)이사장 등 임원진을 감금폭행하고 84일간의 장기파업에 돌입하자 이에 맞서 공단측이 노조원을 대규모로 중징계하는 등 극한 대립을 겪은 끝에 극적으로 이뤄졌다.

한편 과거처럼 정치권이나 시민단체 등 3자 개입 없이 노사 당사자가 합의를 이끌어내 공단 운영을 스스로 정상화시키는 기틀을 마련했지만 공단의 경영 혁신과 대국민 서비스 개선은 여전히 큰 과제로 남게 됐다.

의료보험은 지난해 8691억원의 재정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와 내년에 각각 7700억원과 85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그런데도 공단은 지난해 3771억원이던 운영비를 올해 5580억원으로 늘리는 등 방만한 경영을 해 왔다.

이번 단협을 계기로 업무혁신과 서비스에는 소홀하고 무리한 요구를 내걸며 파업을 일삼고 낙하산 인사로 임명된 경영진이 여기에 적당히 타협하던 관행이 사라질지 주목된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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