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1∼4호선 電柱 69% 균열…93개는 긴급교체 필요

  • 입력 2000년 10월 27일 01시 16분


서울시내 지하철 1∼4호선의 전 차선을 지지해주는 콘크리트 전주 1225개 중 69%인 851개에서 밑동이 갈라지는 균열현상이 진행되고 있어 지하철 안전운행에 ‘빨간 불’이 켜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한나라당 도종이(都鍾伊)의원이 26일 서울 지하철공사로부터 입수한 내부 자료에서 밝혀졌다. 콘크리트 전주가 전 차선을 팽팽히 잡아당기는 장력이 2∼3t에 이르러 전주의 균열이 심해지고 있으며 전주가 붕괴될 경우 지하철의 파행 운행 및 불의의 인명사고까지 우려된다고 도의원은 밝혔다. 이 가운데 균열 폭이 3㎜, 길이가 14㎜가 넘는 A등급 판정을 받아 당장 교체가 필요한 전주가 총 93개로 2호선 13개, 3호선 4개, 4호선 76개였다. 4호선 중 노원∼창동역 구간 레일 위에서 A등급 판정을 받은 콘크리트 전주는 6개나 됐다.

이외에 균열 폭이 0.1∼3㎜, 길이가 5∼13㎜ 정도여서 조만간 교체가 필요한 B등급을 받은 콘크리트 전주도 138개였다. B등급을 받은 콘크리트 전주는 2호선 58개, 3호선 24개, 4호선 56개였다.

서울지하철공사측은 85년 콘크리트 전주 926개의 균열상태를 확인한 뒤 지난해 말까지 665개를 철주로 교체했고 지난달 말 올해 목표인 30개 중 20개를 철주로 바꿨다고 밝혔다. 그러나 빠른 시일 내에 교체해야 하는 A, B등급 판정을 받은 콘크리트 전주가 231개나 되는 상태에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당분간 불안에 떨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사측의 현장 관리대장에는 단지 등급구분만 돼 있을 뿐 현재 균열 진행정도나 사후 안전관리에 대한 대책은 거의 없는 것으로 지적됐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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