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근무제]기업 "인건비 부담늘어 경쟁력 약화"

  • 입력 2000년 10월 23일 18시 50분


‘생산성 향상이 관건이다.’

노사정이 ‘주 5일 근무제’에 합의한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생산성 향상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현대경제연구원 홍성민 연구위원은 “주 40시간 이상의 초과 근무시간은 통상 임금의 1.5배에 이르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 인건비 비중이 늘어난다”며 “생산성 향상으로 이 부분을 보완하지 않으면 당장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소기업은 초과 근로가 일상화돼 있기 때문에 주 5일 근무제는 임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이른바 ‘인건비 따먹기’식의 한계기업들은 곧바로 경영 악화로 이어진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위원은 “정규직 근로자들이 초과 근무를 하게 될 때 인건비 부담이 크다 보면 기업 입장에서는 갈수록 파트타임이나 계약직 근로자 채용을 선호할 수밖에 없어 전체 근로자의 고용 안정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결국 정규직 근로자의 소득 악화로 이어져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간에 갈등도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여가 시간의 확대로 소비가 크게 늘어나면서 무역수지가 악화될 가능성도 높다. 여가 활동이 늘어나면서 레저산업은 발전하겠지만 외식비나 레저 활동비가 늘어나고 기름 소비가 크게 늘어나 소비는 늘고 저축률은 떨어진다는 것.

관계 전문가들은 “일본의 예에서 보듯 주5일 근무제가 연차적으로 시행이 되면 경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며 “다만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상태에서 근로시간의 단축이 근로 기강의 해이로 이어지지 않도록 각 기업들이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은 “주5일 근무제에 장밋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는 것이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