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조종사노조 파업 결의…21일 오후까지 막판협상

  • 입력 2000년 10월 20일 18시 18분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위원장 이성재·李成宰)이 22일부터 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의, '민항기 운항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조종사 노조는 20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서소문동 대한항공 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6일부터 실시된 파업찬반투표에서 재적 조합원 1181명 가운데 과반수인 1135명(97.7%)이 찬성표를 던져 파업에 돌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국내 조종사들이 외국인 조종사들에 비해 월 비행제한시간이나 초과비행수당 단가면에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회사측에서 이같은 단체협상 조건을 개선하지 않는 한 파업 결의 의사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측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가 끝나는 21일 오후 6시까지 사측과 단협 조건에 대한 막판 협상을 벌여 타결되지 않을 경우 22일 오전 6시부터 비행기 운항을 거부키로 했다. 또 중노위 조정 시한이 지나서 협상이 타결되면 조종사 휴식을 위해 타결 시점부터 12시간 동안은 파업을 유지할 방침이다.

이에따라 노사가 협상 시한까지 타협하지 못해 파업이 시작될 경우 김포공항으로 모든 대한항공기(111대)가 몰려 다른 항공사들의 비행기까지 이착륙할 수 없게 되는 등 김포공항이 마비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대한항공측은 "4월에 조종사들의 기본급을 18.4%나 올린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수당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회사 경영 측면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그러나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노조와 마지막까지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