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불화 비관 경찰간부 경찰서서 권총자살

  • 입력 2000년 10월 6일 19시 28분


경찰 간부가 자신이 근무하는 경찰서 내 사무실에서 권총을 머리에 쏴 자살했다.

6일 오전 10시40분경 서울 서초경찰서 2층 방범과 방범계 사무실에서 방범반장 서항식(徐恒植·54) 경위가 내곡파출소 홍모(36)경사에게서 건네받은 권총으로 실탄 1발을 자신의 머리에 발사했다.

서경위는 파출소로 전달될 공문서를 가져가기 위해 사무실에 들른 홍경사에게 38구경 권총의 무게가 얼마나 되는지 달아보자 며 권총을 달라고 한 뒤 야근자용 침대가 놓여진 칸막이방으로 들어가 방아쇠를 당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경찰서 장순성(張順成) 방범과장은 "평소 서경위는 부인 강모씨(45)로부터 다른 여자가 있다는 의심을 받아 부부싸움이 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정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동안 파출소 순시 등의 외근도 맡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5,6명의 방범계 직원들은 "서반장이 자주 '집에서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며 퇴근 후에도 사무실에서 잠을 잤다"며 "가정문제 때문인지 평소 업무이외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71년 경찰에 들어간 서경위는 올 3월경 서초경찰서 우면파출소 소장으로 발령받았으며 7월경에는 가정불화를 호소하며 명예퇴직을 신청했다가 다시 번복하고 본서 방범반장을 자청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서경위의 자세한 자살 동기를 조사하고 있으며 연락이 안되는 부인 강씨를 찾고 있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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