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金대통령 동교동집 헐렸다…아태재단 건물 들어서

  • 입력 2000년 10월 5일 18시 44분


야당시절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고난의 역정을 함께 한 동교동 사저가 헐렸다.

김대통령이 창립한 아시아태평양평화재단(이사장 오기평·吳淇坪)은 8월 초 재단이사회 결의로 동교동 사저를 철거하기로 하고 김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같은 달 28일 철거공사를 마쳤다. 그 자리와 인접 부지에는 아태재단 신축 건물 공사가 한창이다. 동교동 사저(서울 마포구 동교동 178의1)는 대지 85평, 건평 30평의 1층 단독주택. 김대통령은 62년 3월부터 이 집에 살다가 95년 말 경기 고양시 일산으로 이사하면서 큰아들 김홍일(金弘一·민주당)의원에게 주었고 이 집은 다시 김의원이 지난해 7월 서교동으로 이사하면서 어머니 이희호(李姬鎬)여사에게 넘겨졌다.

김대통령은 71년 이 집에서 사제폭발물 투척사건을 겪었고 특히 유신치하인 73년 일본 도쿄(東京)에서 중앙정보부에 의해 납치돼 돌아온 후에는 감금되다시피 생활해야 했다.

80년대, 군사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김대통령의 이름 석자를 제대로 쓸 수 없었던 언론은 김대통령의 동교동 사저에 착안해 그를 ‘동교동인사’라는 표현으로 보도해야 했다.

김대통령은 당초 이런 상징성을 고려해 사저를 보존할 생각이었으나 퇴임 후 경호문제 등으로 인해 철거하기로 했다는 후문. 아태재단은 사저 부지와 95년에 매입한 사저 옆 부지 400여평에 새 재단건물을 신축중인데 김대통령이 퇴임하면 이 건물에 거주할 계획.

내년 9월까지 총 50억여원의 공사비를 들여 신축할 건물은 지하 3층, 지상 5층으로 김대통령의 주거공간과 재단사무실 등으로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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