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나이트클럽 연예인동원등 화려한 신고식

  • 입력 2000년 9월 28일 18시 49분


29일 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갤러리아백화점 건너편의 한 2층 건물에선 1500여명이 참석하는 밤샘 스탠딩파티가 벌어진다.

참석자들은 김혜수 황수정 차태현 이정재 등 국내 톱스타들과 홍콩배우 량차오웨이(梁朝偉), 그리고 20, 30대의 전문직종사자와 고소득층 등 명품 고정고객들. 유명 나이트클럽에서 초빙된 DJ와 보디페인팅을 한 패션모델들이 댄스타임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1년여간의 공사 끝에 이날 문을 여는 ‘루이뷔통’직영점의 개업 축하행사다. 최근 해외 명품매장과 나이트클럽 등 몇몇 소비성향이 짙은 업체들이 서울 강남 일대에 문을 열면서 ‘요란한 신고식’을 하고 있다.

‘루이뷔통’관계자는 한국고객뿐만 아니라 일본 홍콩 등 아시아고객들의 쇼핑명소가 될 것을 기대하고 대대적인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한다. 건물 옆 주차장까지 파티장으로 빌린 점을 감안하면 가뜩이나 주말마다 붐비는 압구정동∼청담동 일대의 교통체증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역시 청담동 명품거리에 새로 입점한 ‘겐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갤러리아백화점 앞에 대형 멀티큐브를 설치해 하얏트호텔에서 벌어지는 론칭기념 패션쇼를 위성으로 2원생중계하자 김원준 이승연 채시라 한고은 등 ‘구경나온’ 연예인과 인파로 압구정로가 가득 찼다.

일반적인 일류 브랜드의 패션쇼 비용은 의류제작비를 제외하고 3000만∼4000여만원. 신규로 입점하는 명품브랜드는 이보다 10배나 많은 2억∼5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달 문을 연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센트럴시티내 ‘시두스’나이트클럽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내 ‘코엑스몰 나이트’도 현란한 신고식을 가졌다.

개업 15일전부터 매일 “내일 오픈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일은…”등의 거짓선전문구를 동원해 강남 유흥가는 물론 주택가 구석구석까지 포스터를 수천장씩 붙인 데 이어 개업 당일엔 인기 연예인들을 초청해 밤샘 댄스페스티벌을 열었다.

회사원 홍서연(洪庶捐·24·㈜에포크라인)씨는 “경제위기설이 나도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인데 굳이 떠들썩하게 개업 이벤트를 벌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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