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거직전 이운영씨 문답]"자료 더 있지만 공개할 때 아니다"

  • 입력 2000년 9월 21일 19시 24분


다음은 이운영(李運永)씨가 검거되기 직전 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 내용.

―개인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 아닌가.

“권노갑 민주당 최고위원과 한나라 인권위원회 소속인 손범규 변호사를 보고 그렇게 오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동문을 위해, 또는 인권을 침해당한 개인을 도와주고 있을 뿐이다. 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일기가 한나라당에 흘러간 경위는….

“나도 처음에는 몰랐다. 만일을 위해 아내가 복사해둔 일기가 여러 곳에 전달된 듯하다. 한나라당이 일기를 폭로했을 때 이미 여러 언론사에서도 복사본을 갖고 있었다.”

―녹취록 외에 검찰 수사에서 더 제시할 자료가 있는가.

“그것을 말할 장소와 때가 아니다. 수사과정을 지켜보며 대처하겠다.”

―왜 지금 내놓지 않는가.

“어떤 형태인지는 말할 수 없지만 자료는 있다. 자료가 진실을 규명하는데 올바로 쓰일지 확신할 수 없어 아직은 내놓을 수 없다.”

―당신 부부가 1년 사이 33차례에 걸쳐 부동산을 거래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모함이다. 82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6남매가 땅을 상속받았는데 누님과 여동생들이 독자인 나에게 이 땅을 모두 넘겨주었다. 당시 부동산 거래에 익숙하지 않아 따로따로 매매형태로 넘겨주면서 거래 횟수가 는 것이다.”

―검찰은 당신이 업체들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상당한 증거를 확보했다는데….

“돈을 줬다는 업체 사장도 자신이 조사받은 때를 작년 6월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럼 내가 조사받은 지난해 4월에는 누가 조사받은 것인가. 아무도 조사하지 않은 상황에서 내가 돈을 받았다는 자술서를 쓰라고 강요한 것이다. 돈 받은 일이 전혀 없다.”

―박지원 당시 대통령 공보수석의 전화를 받은 후 대출보증을 요구한 아크월드 관계자들의 태도는….

“상당히 고압적이었으며 내가 당연히 보증을 해줘야 한다는 태도였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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